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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
공선옥 지음 / 뿔(웅진)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황망한 이야기의 시작에 할 말을 잊은 채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서 읽었지요.
뭐라고 위로를 해야할지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난감하기만 한 상황에서
어디서 왔는지 뭐하는 사람인지 따지지도 않은 채, 영란을 따뜻하게 품어준 사람들이
너무도 고맙기만 했답니다.
이제 활짝 웃을 수 있는 영란을 보며 무거웠던 내 마음을 내려놓으며 책을 덮는 순간
오히려 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눈물이 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정~말 오랫만에 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책이어서 좋았습니다.
사랑이 그렇다. 떠나버린 사랑이 남긴 상처는 남은 사람의 일생을 관통한다.
그러니, 사랑한다면 떠나지 않아야 한다. 떠날 거면 사랑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한다,라고 뇌는 베갯머리로 잠시 잊고 있었던 밤 물결 소리가 다시
밀려온다. 촤르르, 찰싹, 촤르르, 찰싹....-134
깊은 슬픔을 안고 사는 이의 눈에는 다른 이의 아픔이, 상처가 보였을까요?
서로가 같은 동족이란 걸 단박에 알아보았을까요?
삶에 대한 미련이라곤 하나도 없어보이는 그녀와 이정섭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함께 떠나게 된 뜻밖의 여행, 아니 우연한 여정이라고 해야겠지요.

이야기가 펼쳐짐에 따라 두 남녀가 서로의 아픔을 품어주고 어깨를 토닥여주는
애틋한 사랑으로 풀어나가리라 미루어 짐작을 했었던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아니 그보다 수 천배는 더 따뜻하고 찐~한 사랑이야기가 담겨져 있었지요.
캄캄한 어둠속에 갇힌채 절망에 빠져있던 그녀에게 내밀었던 따뜻한 손이 이렇게
그녀를 환하게 웃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네요.
우리에게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고 웃을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바로 사람과
부대끼며 함께 살아가는 정이고, 사랑이 가진 위대한 힘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 가본 적이 없는 목포, 유달산 그 곳에 가면 가족보다 더 가족같이 따뜻한
이웃들과 함께 살고 영란, 이젠 환하게 웃고있는 영란을만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처음으로, 아이도 아니고 남편도 아닌 누군가가 보고 싶어진 것에 나는
놀랐다. 그는 누구일까.....(중략)....그러니까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보고 싶어지는 것이
마치 부드러운 융단에 파묻히는 것처럼 아늑해졌다.
그래서 나는 자꾸자꾸 생각했다. 이 눈 내리는 밤에 또 누가 보고 싶은가. -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