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팅 클럽
강영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글쓰기에 대한 간절한 목마름.
책을 읽고 간단한 느낌을 적을 때도 내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남겨두고 싶을 때 조차도
처음 시작부터 깜빡거리는 커서를 마냥 쳐다만 보고 있어야 할 때가 많았지요.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그림은 저절로 술술 풀릴 듯한데,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뭔가 
부족하고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글로 풀리지 않을 때 얼마나 답답한지 모른답니다.
그래서인지 어른이 된 지금, 학교 다닐 때보다 오히려 더 ’글쓰기’에 대한 간절한 
목마름, 안타까움이 더 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덥썩 손이 뻗어 나간 책이기도 하지요.

생각해보면 나는 김작가와 떨어져 살았던 어린 시절에도 쓰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혼자 놀기위한 대본이 필요했던 것 같다. 혼자만의 공간, 혼자만의 등장인물, 혼자만의 
날씨, 그래서, 그런데, 그랬거든, 그건 아니고 등으로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무궁무진
했었다.  이야기만이 시간을 대적할 수 있었다.-238



등단도 하지 못한 데다 내세울 만한 이력도 없는 김 작가는 먹고살기위해 동네에서 허름한  
’글짓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딸 영인에게 김 작가의 ’글짓기 교실’은 유치하고 어린아이들 장난같기만했으며 
회원들이 정성들여 적어온 글은  아무 쓸모도 없는 쓰레기라고 생각하지요.
작자 지망생으로 자신에게 관심도 없는 엄마와 함께 살면서 가난하고 고독하게 성장한 딸,
영인 역시 독서와 글쓰기에 몰두하며 작가의 꿈을 키우고 있답니다.
지독한 열등감, 가난, 짝사랑, 방황....
그녀가 살아가는 지루한 일상속에서  좋은 작품을 쓰는 진정한 작가가 되기 위한 
그녀만의 험난한 여정이 담긴 소설이지요.



그게 J작가와의 첫 만남이었다. 북촌길이 전혀 달라 보였다. 다른 존재가 된 느낌, 
다른 존재가 될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뛰었다.-93

영인은 많은 책들을 읽었고 일기와 편지, 소설을 썼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알게 된 J작가로부터 소설 쓰기에 대한 지도를 받았으며 스스로 ’J칙령’
이라 부르는 독서 목록도 얻게 되었지만, 여전히 글쓰기의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았지요. 
그사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렵사리 취직도 하고, 결혼과 이혼까지......영인의 삶은 
자신이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인도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문득 되돌아 본 모습 속에 바로 엄마 김작가가 있었지요.
힘들고 고단한 생활속에서도 끝내 놓지 않았던 글쓰기에 대한 간절한 욕망과 꿈이...

내가 생각했었던 글쓰기에 관한 갈증을 해소시켜줄 어렵고 지루한 이론은 없었습니다.
편하게 그녀의 비법 한 조각을 훔치고 싶었던 욕심도 버려야했지요.
글쓰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솜씨기에 썼다가 지우고 또 고민하기를 반복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내 모습을 어쩌면 앞으로는 즐길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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