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우리나라 온 국민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던 노래이고, 이산 가족을 찾는 프로그램을 보며 같이 펑펑 울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또 하나의 아름답고 가슴 시린 이야기가 찾아왔습니다.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남북에만 이산 가족이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나를 일순간 ’멍~’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렇지요............어디 우리나라에만 있을리가......... 그런데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이산가족이기에 더 애달프고 더 절절했습니다. 1955년 독일 예나의 여대생 레나테는 북한에서 유학 온 홍옥근과 만나 사랑에 빠졌고, 둘만의 백년가약을 맺고 아이을 낳아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지내던 중, 옥근은 북한으로 귀국하라는 명령을 받아 떠나고 둘째를 임신 중이어서 같이 갈 수 없었던 레나테와 생이별을 하게 된 것입니다. 남편과 지낸 짧은 순간의 행복과 추억과 사랑을 가슴에 품고 한 평생을 살아 온 레나테. 그의 생사여부조차 알 길이 없었던 기나긴 세월을 오로지 두 아들만을 키우며 일편단심 사랑을 지켜온 그녀의 아름다운 사랑에 더더욱 가슴이 시려옵니다. 꽃처럼 아리따웠던 그녀가 이제 호호백발의 할머니가 되어 오랜세월 꿈속에서조차 잊지 못하고 그리워했던 사랑을 만나기 위한 먼 길을 나섰습니다. 그 기나긴 세월 동안 나를 굳건하게 만든 건 단 한가지 힘이 었어요. 언젠가는 다시 만날 거라는 희망이 바로 그것입니다. - 154 우리는 늘~ 말합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대답없는 메아리처럼 보내는 편지마다 돌아오고 남편의 소식조차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간절한 사랑과 기다림이 알려지면서 조금씩, 천천히 길고 긴 기다림만을 안겨주었던 그 사랑을 향해 다가갈 수 있는 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리고 마침내 이루어진 47년만의 짧은 만남! 그녀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레나테와 같은 사연을 안고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또 희망을 주었습니다. 차마 말로 할 수 없었던 안타까운 사랑, 그래도 잊을 수 없었던 사랑을 품고 살아왔던 이산가족들에게 그들도 만날 수 있다는 한 줄기 빛이 되어주었던 것이지요. 책장을 덮고서도 오래토록 여운을 남겨준 안타깝고 아릿한 그녀의 사랑 이야기, 독일을 울린 아니 많은 사람들을 울렸던 레나테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