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마지막 집 만화로 보는 한국문학 대표작선 5
전경린 원작, 이원희 그림 / 이가서 / 200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화로 보는 한국문학 대표작선 시리즈’ 가 눈에 띄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뽑아들고 훑어보았습니다.
평소에도 읽히고 싶었지만 행여나 아이가  읽기를 지루해할까봐  만화책으로 먼저 읽으면 좋겠다 싶어서 슬쩍 들이밀었지요.
제목에서 주는 가슴 설레이는 낭만을 품고.... 말이죠.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책을 읽는 내내 답답해져오는 가슴을 어찌할 수 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선뜻 권하기 싫은 이유는 당연히도 알아야 할 이야기들이기도 하겠지만, 
아직은 꿈과 희망을 담은 이야기를 많이 읽게 하고픈 욕심이 있어서 한국 문학선은 
늘 망설이게 되더라구요.
 



 
교사 발령을 기다리고 있는 나.
퇴직 후 귀농에 실패하여 절망하신  아버지, 우울증을 앓으며 힘들어하시는 어머니, 
가족들 중 유일하게 소득이 있지만 늘 도시로 나가고 싶어하는 동생.
어느날, 우연히도 바람이 찾아준 시 한편.

나는 그대가 바닷가 마지막 집에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곳엔 활짝 핀 레몬 나무들의 검은 우듬지가 향기로운 바람에 무겁게 흔들리지요.
세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그곳엔 모든 소리가 잦아들고요.
어스름만이 소곤소곤 한 시절을 노래할 뿐입니다.....(22-24) 





휴~
아마도 저 바닷가 마지막 집이란 주인공인 나 뿐만이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삶의 의지와 웃음과 생기를 찾아줄 유일한 탈출구가 되어 줄 곳이기도 하겠지요?
소값은 바닥을 치고 있어 사료값도 나오지 않는다고 한숨지으며, 희망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어보이는 현실이지만, 새생명인 송아지는 태어나고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상태에서 스스로 일어서고, 어미젖을 찾습니다. 
그 모습을 쳐다보며 문득 깨닫게 되는 진실.

그렇구나.
누가 살아가라고 가르쳤을까. 뱃속에서부터 이미 배워 나오는 그것.
눈도 뜨기 전에 유일하게 명확한 건 그것뿐인가?
살아가야 한다는 것.  (39)


자신이 처한 답답하기만 현실에서  도망쳐버린 동생.
그리고 같이 가자며 자신을 찾아온 사랑하는 사람.
그럼에도  차마 떠나지 못하게끔 그녀의 발길을 잡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지금은 바닷가 마지막 집.
빗물에 젖은 미루나무 잎사귀 위로 
소라 껍데기를 등에 멘 달팽이 하나 천천히 지나가는 그 시간.
그렇게 한 시절일 뿐이라고. (168)


짧은 만화로만 이해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점이 많아서  책을 찾아 읽고 싶어졌습니다.
문득 얼마전 남자의 자격에서 들려준 이경규씨의 말이 생각나네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