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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파우더 그린 살인사건 ㅣ 찻집 미스터리 2
로라 차일즈 지음,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09년 12월
평점 :
’마침내, 요트들이 엎치락뒤치락하며 결승선을 향해 달려오고 골인을 알리는 한 방의
총소리, 대신에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권총이 폭발한다. 권총을 쏜 사람은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
또다시 호기심 가득 안고 곰곰히 내 나름의 추리력을 발동해 보았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엉뚱한 이를 범인으로 지목하고야 말았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힌트로 삼았던 단서.
“그보단 오히려 꽃말 때문에 선택한 것 같은데.” 드레이튼이 말했다.
이번엔 시어도시아가 의아한 얼굴을 할 차례였다. “이것의 꽃말이 뭔데요?”
“머위는 공정한 심판을 뜻하지.”
화환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특이한 꽃을 보내온 이를 범인으로 지목했던 나의 단순함이라니.....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어긋난 나의 추리력에 씁씁한 마음을 안고서도 ’당연한 일이지, 나처럼 단순하게 범인을 맞힐수 있다면 무슨 재미겠냐’라며 나 스스로를 위로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잠깐 고민도 해보았지요.
오랫만에 반가운 그녀, 아마추어 탐정인 시어도시아는를 다시 만났습니다.
달콤하고 향기로운 향이 가득한 찻집, 인디고.
부러울 정도로 손발이 척척 맞는 찻집의 식구들, 그녀와 함께 사는 반려동물 얼그레이, 까칠한 형사님까지도 이렇게 반갑다니...아마도 그녀와 함께 했던 탐정놀이에 푹 빠졌나 봅니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조사도 해야하는 한편, 틈틈히 차에 대한 강의도 들어야 합니다.
커피, 녹차, 홍차 정도의 짧은 지식을 지닌 저에게 다양한 차는 호기심의 대상이었고, 책을 읽는 동안은 인디고 찻집에서 흘러나오는 달콤하고 향긋한 향에 잔뜩 취하기도 했으며, 과연 어떤 모습으로 꾸며진 곳일지 직접 가보고 싶어지고 , 어떤 향과 맛일지 궁금해하는 우리 독자들을 유혹하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역시 이번에도 사고 현장에 있던 그녀의 용감한 행동. 일시 정지된 듯한 그 순간 움직였던 단 한 사람이었습니다.
단순한 사고라고 일단락 지어진 사건에 의문을 품고 또다시 그녀 혼자만의 추리력을 발휘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탐문하는 시어도시아. 그리고그녀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형사와 범인.
이번엔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아~주 극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게 됩니다.
막상 그녀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려고 쫓아다니다보니 사건 주변 인물들이 하나같이 다 수상하고 의심이 가더라구요.
사실 저같은 경우에도 제 주위에서 뭔가 사소한 일이 벌어졌을 때, 혹은 뭔가를 찾지 못할 때면 물건을 함부로 둔 저의 불찰은 잊고 괜스레 주변 사람들을 의심했던 적이 있었지요.
헌데 그 순간이 지나고서 기억이 나거나, 물건을 찾고 보면 부끄럽게도 대부분은 저의 건망증이나 습관적인 버릇 때문인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가 그것도 살인사건에서 어떻게 범인을 찾아 낼것인지 책을 읽으면서도 두근두근 조마조마해지고, 시어도시어가 일촉즉발의 위험에 빠졌울 땐 그녀를 도와 줄 손길을 내밀고 싶어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며 답답하기만 했던 그 숨막히던 짧고도 길었던 시간들.
휴~ 이제 다시 그녀의 찻집, 인디고로 돌아가 따뜻하고도 향긋한 차를 마시며 긴장되었던 몸과 마음을 달래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