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공지영 에세이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공지영하면 언제나 저절로 손이 뻗치게하는 마력이 있나봅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어서
 절로 정이 가고 공감이 가고 웃음짓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모습을 엿볼 수도 있고, 작가의 모습도 보여주면서 
우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어서 살풋 가까워진듯한 느낌에 흐뭇해지기도 합니다.
살아가면서 큰일도 많겠지만 그보다는 하루하루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사건들이 
우리를 웃고 울리고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네요.



내 눈에 쏙~ 들어오는 글귀.
늘 있는둥마는둥 별 존재감을 주지못했던 제게 던져주는 경고장 같네요.
자꾸 상대방이 이야기하는 도중에도 불쑥  맥을 끊고 들어가고,
돌아서기도 전에 잊어버릴만큼 의미도 없는 이야기에 열을 올리고,
때론 돌아서자마자 또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노라고 나 스스로도
 후회를 하게 되는 일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지요.
난 따뜻한 말을 하고 ,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은데.....

 

사실 작가 공지영만 알았지 그녀의 개인사엔 크게 관심이 없었던 터라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그녀의 모습만이 제가 아는 전부였었지요. 
오히려 글을 읽는 사이사이 드러나고 느껴지는 아픔, 웃음,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들이고 인간적이기에 더욱 정감이 갔습니다.

얼마전 누가 "마음에 새기고 사는 구절 하나쯤 있으세요?" 
묻길래 그런 대답을 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내 맘대로 되는 일 하나도 없다. 그래서 순간순간이 재미있다." (154)

그렇죠. 누구나 절망적이고, 죽고 싶을만큼 좌절하고 아팠을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다시 툭툭 털고 일어서서 살아가고 이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게 되는 것은 
역시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고 걱정해 주는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이웃들이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모든 일이 내가 꿈꾸는 대로 ,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너무 단순하고 싱겁고 밋밋해서 재미가 없지 않았을까요?
아픈만큼 성숙해진다고 그런 순간순간을 겪고 견뎌낸 시간들이
지금 현재의 내모습, 바로 나를 만들어냈을테니까.....




이상하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삶은 꼭 한 가지 빛깔로만 칠해지는 것만은 아닌것 같다.
(133)

딸의 말은 촛불들의 바다가 서울을 아름답게 만들었다는 것이었지만, 
혹시 그 아름다움은 촛불이 남의 몸이 아니라 제 몸을 태우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너 때문이다’라고 말하지 않고 ’제 탓입니다. 제가 변상해 드릴게요’
하는 사람들이 든 작은 불빛이어서 아름다웠던 것은 아닐까.(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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