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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 - 엉뚱하고 발랄한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정경옥 옮김 / 살림 / 2009년 4월
평점 :
뭐니뭐니해도 기억에 남는 건 이 책의 엄청난 두께.
그리고 그 두께 만큼이나 방대한 미국의 다양한 이야기가 나를 압도했다.
책표지를 장식한 저자의 넉넉한 웃음과 이웃집 아저씨같은 포근한 인상으로 한페이지 한페이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고 끝날 것 같지 않은 천일야화와 마찬가지였다.
영어의 어원. 미국의 초창기부터 시작된 이야기, 발명, 광고, 문화, 인물, 음식 등등 모든 것이 총망라된 이야기들은 나를 흥미와 갈등 속에서 계속 헷갈리게도 했다.
처음 신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메이플라워호의 이야기를 노래한 시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사실 자신과 상관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영감을 받아 '필그림 파더스와 뉴잉글랜드 도착'이란 시를 지은이가 미국인이
아니었다니..
시에서 읊는 내용이 과장되었다는 저자의 주장을 들으면서 영어의 어원에 대한 이야기에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한다.
무모한 도전으로 생각되어지는 신세계 개척, 사실 그 곳에 첫 발을 내딛은 이가 누구인지도 정확히 알수 없으며 오래된 문헌들을 참고로 짐작 해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빌 브라이슨의 방대한 지식에 감탄 또 감탄할 뿐이다.
이처럼 전혀 상관없어보이는 것들로 시작하기도 하고 혹은 전해져 내려오며 바뀌기도 하고 편리한 생활을 하기 위해 과학의 발달로 인해 점점 우리에게도 익숙한 현대로 접어드니 조금 편안해진다.
언어란 아니 단어, 의미라고 해야할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다가 어느순간 자취도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른 뜻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리고 서로 다른 말로 불리기도 한다. 각 지방의 사투리처럼. 그 지역 특유의 억양도 있지 않은가?
요즘들어 새롭게 등장하는 신조어들을 생각해 보니 조금 더 쉽게 이해가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처럼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의 이야기, 별것 아닌 사건들이 그럴싸하게 포장된 이야기, 그 시대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위대한 사람들의 이야기,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도덕적으로는 그렇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가 사용하는 표현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유래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3035146456474.jpg)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 관한 이야기도 이렇게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발자취를 더듬어 올라가서 사소한 흔적 하나하나 거슬러 올라가 보는 시간여행을 꿈꾸어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