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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모리교수의 화요일 수업에 다시 참석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구절이 나오면 책 끝을 살짝 접어두는 버릇이 있었다.
헌데 시간이 지나면서 혹은 그런 곳이 많은 책은 끝이 부풀어져 보기도 좋지 않아
이젠 옆에 있는 종이를 조금씩 잘라 끼워두는 것으로 바꾸었다.
그런데 이 책의 문제는(?) 거의 모든 페이지에 종이를 꽂아 두어야 한다는 것.
처음 읽는 책이 아닌데도 이렇게 절로 손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보니
출간 10주년 기념을 해야 마땅하단 생각이 다시금 고개를 든다.
저자의 강한 자부심이 드러나는 이 한마디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여러분껜 혹시 이런 스승이 안 계십니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제자와 함께 한 '인생의 의미'에 대한 마지막 수업!
교과서 따위도 필요없고 듣는 학생도 오직 1명뿐이었지만,
모리교수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남기고 간 소중한 이야기들이
그들의 마지막 논문을 통해 이렇게 널리 사랑받고 있음을 알고 있으리라.
대학시절 푸르른 청년시절을 살았던 그들의 모습 그리고 지금.
자신과 닮은 처지의 제자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던 그가 사랑하는 제자에게 남겨주려는
소중한 인생이야기들에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모리교수는 다시 대학시절처럼 미치의 코치가 되어 묻는다
'마음을 나눌 사람을 찾았나?'
'지역사회를 위해 뭔가 하고 있나?'
'마음은 평화로운가?'
'최대한 인간답게 살려고 애쓰고 있나?'
몸이 자유롭지 못한것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화장실 가는것, 몸 씻는 것, 머리를 움직이는 것 등
아주 사적인 부분까지 병에게 빼앗긴 그였지만 기꺼이 다른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자신을 만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고, 토론하며
용감하게 유쾌하게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하려는 모리교수의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진다고 말하기보다 오히려 당당한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생각된다.
따뜻하고 지혜로운 여유로운 삶을 살고자 했던 모리 교수 그리고 선택 받은 제자인 미치,
두사람의 인연이 한편으로 부럽기도 했다. 스승과 제자이면서도 부자인듯한.
아픈 몸을 숨기려하지 않고 병에 몸을 내주었지만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이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모습으로
인생의 마지막 가는 길에 많은 사람들로 부터 사랑받은 모리교수의 결정이 현명했다고.
그가 들려주는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는 것은
나도 어느새 그의 이야기에 공감을 할 수 있을 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것일까?
어느새 인생의 의미를 알아버린 것은 아닐테지만, 모리 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한층 더 넓고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내 인생을 껴안고 싶어졌다.
'늙어가는 것이 두렵지 않으셨어요?'
'미치, 난 나이 드는 것을 껴안는다네.'
.................
'늘 나이 먹는 것에 맞서 싸우면, 언제나 불행해. 어쨌거나 결국 나이는 먹고 마는것이니까.'
'죽은 후에 잊혀질까봐 걱정스럽냐더군.'
'그렇지는 않을 것 같아. 내겐 친밀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참 많네.
그리고 사랑이란 우리가 이 세상을 뜬 후에도 그대로 살아있는 방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