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자 1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회사원 남편과  아이 둘과 함께 살며, 작은 정원을 가꾸는 것이 꿈인 가정주부 오이카와 교코.
7년 전 아내를 잃은 상처를 갖고 장모를 돌보며 사는 형사 구노 가오루.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밤거리를 방황하는 고등학생 와타나베 유스케.

교코는 살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유스케는 같이 어울려다니는 친구들과 친구의 여자친구에게 줄 돈을 빼앗으려다

마침 잠복중이던 형사 구노에게 팔이 부러지고 다치게 되지만 그냥 잘 마무리 된 듯했다.

이렇듯 아무 관련없어 보이는 세 사람은 교코의 남편인 시게노리의 회사에서

일어난 방화사건을 계기로 얽히게 된다.

시게노리가 경찰에게 의심을 받고 있는 듯하자 교코도 화상을 입고 입원한 남편이 자꾸 미심쩍기만 하다.

단란하고 따스했던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

교코는  아이들을, 집을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견뎌내기로 한 것이다.

남편이 방화범일지도 모른다는 추측기사, 방송국 차량, 남편을 미행하는 형사들.

주위사람들의 냉랭한 시선에서 결혼생활과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인 교쿄.

하지만 남편이 회사에서 이방인이 되어버린 것처럼, 자신도 아이들도 이미 혼자가 되어버렸다.

 

구노가 아내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에 매여 사는 것처럼,

교코는 자신의 가정과 아이들을 지키려다 전혀 엉뚱한 길로 들어서버렸다.

돌아올 수 없는길로.

부모님의 따뜻한 그늘을 벗어나기 두려워던 유스케도 결국 친구들처럼

학교 밖 세상으로 밀려나버렸다.

자마다 자신의 작은 일상을 지키며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자신들도 알지못하는 사이에 서로의 방해자가 되어 다른 길로 빠져들게 만들어 버린것이다.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뜻밖의 결말.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들이 그러했듯이 책을 펴기 시작하면 뒷이야기가 궁금하여

정신없이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책표지에있는 저 날카롭고 차가운 시선으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는 그들의 심리묘사에 감탄을 하게 될 것이다.

안타까운 탄성을 내뱉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저 교코는 기쁠 뿐이었다. 이 자리가 뭔가를 선고하는 자리가 안 되었다는 게.

그리고자신이 아무것도 잃지 않고 마무리 되었다는 것이.

 

인생에는 독도 필요한 법이야.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살지 못해.

                                        -사에키가 구노에게

 

천국이 있다고 생각해. 천국이라는 건 인류 최대의 발명인지도 몰라.

누구나 평생동안 몇 번인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니까.

                                   - 구노의 장모

 

악몽아, 오고 싶으면 와라. 어차피 현실보다 더한 악몽은 없는 것이다.

                                  - 굨교쿄

 

만약 계속 살 수 있다면 행복에 등 돌리는 짓은 그만두자고 생각했다.

행복을 두려워하는 짓은 그만두자고 생각했다.

사람은 행복해지고 싶어서 살아간다. 그 당연한 것을 구노는 비로소 깨달았다.

 

행복했느냐고 묻는다면 행복했다고 대답은 하겠지만 사실은 잘 몰라. 좀더 다른 인생이있었을지도 모르지.

                    -도망치는 교코에게 노파가

 

살고 싶은 대로 실컷 살우...... 젊을 때는 자신만 위하며 살면 돼.

                    -도망치는 교코에게 노파가

 

인간은 미래가 있는 한 무조건 행복한 법이지.

그러니까 앞으로는 전부 조건부야.

가족이 있다거나, 살 집이있다거나,일이있다거나, 돈이 있다거나

그런 것을 토대로 삼아 올라가기만 하면 되는 거지.

                       -유스케에게 이노우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으로 얽히고설켜서 살아가는게 바로 우리네 인생이라면, 나는 아니 우리는 서로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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