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의 마음 - 도망친 곳에서 발견한 기쁨
정고요 지음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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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깨닫는다. 나 역시 한 알의 모래이며 온 우주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바다를 산책하는가 싶었지만 결국 내 내면의 광활한 우주의 어느 구석을 산책하고 있었네., 집에 돌아와 신발 속의 모래를 털며 생각하는 것이다. 모래 안에는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나와, 오늘 산책한 바다와, 내일 만날 세계가. -68



산책자의 마음, 산책이란 단어는 늘 눈길을 끈다. 걷기, 등산을 즐겨하는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산길을 따라 걸으면서,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보고 느끼는 감정, 생각들을 담은 이야기들이 어쩌면 내 이야기 같기만 하던지 잔잔한 이야기들이 마음에 와 닿았다.

몇 년 전, 강릉과 속초 여행하면서 보았던 풍경, 봄, 바다의 기억 특히 남대천을 가득 메운 황금색 금계국과 초록잎으로 가득한 길을 걸었고, 우리만이 누렸던 고요함, 놀라움, 눈으로 마음으로 가득 채워지던 그 순간을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넓고 푸른 바다, 철썩이는 파도를 바라보며 앉아 있던 그네, 사람들의 웃음 소리, 해가 지던 풍경과 이야기, 웃음이 절로 찾아왔다.


도망치기의 달인으로서 한 가지 요령을 알려주겠다. 도망칠 '좋은 곳'들을 만들어라. 내가 도망치는 곳은 주로 피아노, 넷플릭스, 그리고 산책이다. -127


도망친 곳에서 발견한 기쁨, 부제가 내 마음 같았다.

어쩌다보니 낯선 도시로 이사와서 살고 있는 우리 모습과도 똑닮아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낯선 곳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두려웠다. 아는 사람도 지리도 아무것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고민도 잠시,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갈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낯섦음, 두려움이 호기심으로, 새로운 발견과 만남으로 이어지고 활력소가 되었다.

별이 반짝이는 밤, 초록으로 무성한 여름, 길가에 피어난 꽃, 계절마다 옷을 갈아 입은 풍경 속으로 들어가서 같이 산책했다. 소소한 일상 속 잔잔한 이야기에 공감하며 즐기고 있었다.


달빛이 유난히 밝고 아름다운 날에 하평들-송정해변-안목해변-남대천을 돌아 집으로 오면서는 이런 생각에 잠긴다. 이 풍경으로 옷 한 벌 해 입으면 좋겠다고. 이런 생각을 일기로 쓰고 생각을 덮고 편안한 잠에 든다. -138


요즘은 날이 추워져서 산책 대신 햇살 좋은 거실에 앉아서 책읽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된다, 밑줄 그으며 읽고 있을 것이다.

실직을 해서 우리가 알게 된 것, 주머니가 필요한 이유, 한 알의 모래, 날씨 인간의 산책.... 평범한 일상에서 보고 느낀 저자의 시선을 따라간다. 이야기에 빠져든다. 다른 듯 닮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니까.

그러면서 나는 어떤가, 산책하면서 내가 본 꽃 이름을 더해보기도 하고, 그럴때 나는 어디로 도망치는 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책을 읽는 것이 마냥 좋아서 헌책방 주인이 되고 싶었던 나는 지금도 여전히 글자 읽기를 좋아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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