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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페트라 펠리니 지음, 전은경 옮김 / 북파머스 / 2025년 8월
평점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그는 퇴각하는 중이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공통점이 많다. 예를 들어 우리는 주어진 규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를 후비지도 않고, 미래 계획을 짜지도 않는다. -18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책표지를 보면서 린다가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지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 가족,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작가가 오랫동안 간호사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장편 소설이라고 한다.
열다섯살 소녀 린다가 바라본 세상, 우정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생은 선물이야." 에바가 말한다. -63
차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소녀가 있다. 엄마와 단둘이 살지만 친한 친구 케빈도 있다.
그런데 치매를 앓는 노인 후베르트, 그를 보살피는 간병인 에바와 지내는 린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들과 더 가족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후베르트는 점점 기억을 잃어가고, 음식 삼키는 것도 잊어버렸고 이젠 외출도 하지 않는다.
7년 전 세상을 떠난 부인을 기다리고 있는 후베르트, 수영장 안전 요원이었던 그를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에 만나러 간다. 후베르트는 자신의 모든 비밀을 다 털어놓고 말 할 수 있는 친구이기도 하다.

이따금 나는 누구에게 뭘 선물할까 곰곰이 생각한다. 포장을 풀 수 있는 진짜 선물은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 할머니가 "얘야, 너는 상상력이 풍부하구나."라고 했을 법한 망상 같은 거다. 후베르트에게 제일 먼저 선물하고 싶다. 그에게는 로잘리와 함께하는 수요일을 선물해야지. 기다림이 드디어 끝나는 거야. -159
린다는 후베르트에게 억지로 기억을 떠올리라고 하지 않는다. 지금 후베르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장난스럽고 유쾌하게 지내고 돌보고 있다.
심지어 딸보다 더 후베르트를 잘 알고 있는 듯해서 어른스럽기도 하고 따뜻한 마음, 배려심이 느껴졌다.
그들의 소소하고 때론 우당탕 거리기도 하는 일상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빙그레 미소짓게 될 것이다.

그러고 삶에서는 한 가지가 다른 것으로 이어지고, 모든 것이 서로 얽혀서 움직인다고 나 자신에게 대답한다. 우연이 계획을 좌절시키고, 계획이 우연을 방해한다. -370
후베르트는 기억을 잃어가고, 엄마, 린다와 케빈 모두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이제 린다는 열 여섯살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사고가 났다. 왜 그런일이 생겼는지 다시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었고, 모두에게 전환점이 되었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린다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사랑, 삶과 죽음 그리고 웃음과 눈물이 우리의 마음으로 스며드는 기억,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