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러 운문산에 해가 걸릴 즈음, 범종루에서 치는 법고 소리가 장엄하다. 가죽짐승을 깨우는 울림. 이어 비늘짐승을 위한 목어, 날짐승을 달래는 운판, 지옥중생을 깨우치는 범종 소리가 산자락을 타고 퍼져 나간다.작은 소리로 시작된 목탁 소리는 짙게 깔린 어둠과 계곡을 타고 점점 크게울려 퍼진다. 하여 운문사의 미물을 깨우고 호거산에 둥지를 튼 도리암, 북대암, 사리암에도 여명의 울림을 전한다. - P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