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울게 두오! : 괴테 시 필사집 쓰는 기쁨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배명자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 어릴 적,/ 어디로 나가고 어디로 들어가는지 몰랐을 적에/ 길 잃은 내 눈은 태양을 향했었지/

그 너머에 길이 있기라도한 듯이/ 내 탄식을 들어줄 귀 하나/ 억눌린 자를 불쌍히 여겨줄/

나와 똑같은 마음 하나 있기라도 한듯이! - 프로메테우스 중에서


노래를 듣다보면 가사가 마음을 울컥 울릴 때가 있다. 내마음인 양, 나의 야기인것 같아서 공감을 하게 되는 것이리라. 시 또한 그런 것 같다.

아주 짧은 이야기 속에 정말 많은 이야기, 감정, 시사하는 바가 들어있다는 것을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깨달아가게 되는 것 같다.

막바지 단풍을 즐기면서 늦가을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하루 종일 눈이 오다 그치다를 반복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설마하면서 커텐을 열어보니 일기예보대로 정말 눈이 내리고 있었다.

나풀나풀 제멋대로 흩날리며 떨어지는 눈을 보면서 뭐라고 한 줄이라도 끄적여보고 싶었지만.....

뭐라고 하고 싶은 말은 어떻게 해야 찾을 수 있는걸까? 정말 알고 싶네!


착각했던 일, 애썼던 일,/ 고뇌했던 일, 살면서 겪은 모든 일들이/ 여기서는 그저 꽃다발 속 꽃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 늙음도 젊음도 실수도 미덕도/ 시로 표현하면 제법 그럴듯하게 보입니다 - 호의적인 분들께 중에서


단풍 색 표지가 예쁜 필사집이 왔다.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파우스트》를 쓴 괴테의 시집이다.

괴테는라틴어, 그리스어, 프랑스어, 영어, 이탈리아어 등 다양한 언어를 익히면서 문학에 대한 이해와 지식, 예술적 영감을 얻었던 것일까.

요즘은 필사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글씨체가 예쁘지않았기에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입력하는게 편리하고 좋았다, 한동안은!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손글씨를 쓰는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학창시절 버릇때문인지 책냄새가 나는 종이책을 한 장씩 넘겨가며 읽는 게 좋고, 손으로 직접 써보는 것이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글씨를 잘 쓰는 사람들이 정말 부러웠다. 하지만 못난 내글씨, 필사가 주는 묘한 힘이 있지 않은가.


'세상에서 그대 무엇을 하는가', 툭 던지는 질문같은 시와 제목이었다.

이렇게 책을 펼쳐 훑어보다가 눈길이 닿은 시를 읽어본다. 행간에 들어 있는 이야기를 잘 들어보려 한다. 어떤 시는 한 번만 읽고 지나가기도 하지만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는 찬찬히 생각하며 읽게된다.

때로는 한 편의 동화, 드라마같기도 한 시, 그 시에 담긴 이야기, 철학, 교훈, 위트, 감정들을 내나름대로 이해하고 그려보는 시간이 즐겁다.

필사하는 동안 사각사각거리는 펜 소리도 좋다.

나와 시인이 나누는 대화같기도 하고, 모두가 잠든 깊은 밤에 눈이 오는 소리 같기도 하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