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2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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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샘물하고 똑같다. 샘물은 자꾸 품어야 새로운 물이 솟아나온다. 생각은 늘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미줄처럼 기어 나오기 마련이다. 그 생각을 품어내지 않으면 생각이 가득 차 있고, 가득 차있으면 넘쳐흘러가 없어지거나, 다음의 새로운 생각이 솟아 나오지 않게 된다. -209 


형제가 흑산도와 강진으로 유배를 떠났다. 천리길 유배지에 간신히 도착했으나 지친 몸을 쉴 곳조차 마련되어 있지않았다.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서라도 낯선 사람을 선뜻 집 안으로 들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곤란한 처지에 놓인 정약용에게 주막집 방 한 칸을 내어주었다. 두문불출하고 있는 그에게게 글공부배우기를 청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칼날이 그를 향하고 있었고, 또다시 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지만  좌절도 잠시 풀려난 뒤에 할 사업을 구상해 본다. 이번에는 목민관들을 위한 지침서를 써야겠다. 


오탁악세를 헤쳐나가는 뜻있는 선비로서 몸을 더욱 삼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거처하는 방을 '사의재'라고 이름 지어 부르기로 했다. 세상의 모든 것은, 그것의 이름이 그 운명을 좌우한다. 사의재라는 이름이, 이 방에 거처하는 나의 운명을 바꾸어줄 것이다. -098 


정약용은 자신의 처소를  사의재라 이름붙였다. '네가지를 바로 하는 이가 거처하는 집'이란 뜻으로 생각, 용모, 말, 행동 이 네가지를 바로 하는 것을 말한다. 사의재의 뜻을 새겨보면서 나또한 마음을 바로 잡아 본다. 

먼저 떠나 보낸 형제와 친구들, 가슴에 묻은 아이들을 마음 속에 품은 채 긴 세월을 버텨낸 그의 모습이 그려진다.

수없이 고초를 겪었지만 또 음으로 양으로 그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었음이며, 다산초당에서 초의와의 만남 또한 귀한 인연으로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오랫동안 강진에 유배되어 살고 있으면서도, 어떠한 경우에도 절망하지 않고, 허무에도 물들지 않고, 견고하고 알차게 살아 배길 수 있었던 것, 그들의 눈에 탁옹으로 비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267


긴 유배를 끝내고 마침내 돌아온 여유당! 

다산의 생애와 업적을 압축해서 한 권의 책에 담기란 결코 쉽지 않을 터, 수많은 고심이 따랐을 것 같다. 

주요 등장인물, 다산 정약용 연보를 보며 그의 삶, 시대를 훑어보기에도 좋았다. 

방례초본, 목민심서, 흠흠신서, 아언각비..... 다산이 남긴 책, 그의 이야기가 드라마로 책으로 자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쉽지는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고전을 읽듯 많은 사람이 그의 이야기를 읽고 뜻을 펼쳐가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첫 눈이 내렸다. 창 밖으로 쏟아지는 눈을 보고 있으면 한없이 멋진 풍경이었지만 때아닌 폭설에 안전문자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찬바람 속 다산의 유배길을 함께 하고 나서였는지, 사극 드라마 속 장면처럼 선명하게 그려보며 읽었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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