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산 1 ㅣ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평점 :
나이 70을 넘어서면 세상을 역순으로 살아간다. 흘러오던 강물을 가슴속의 사발 하나에 모두 쓸어담았다가 비우고, 다시 담았다가 비우곤 하며 산다. 자기 삶을 요강만 한 항아리에 쓸어 담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행적을 오종종한 종지에 담아 간직한다. -024
그동안 드라마나 단편적인 이야기들로 들어왔던 다산 정약용의 일생, 업적, 남긴 기록 등 듣고 싶고 알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 몇 년 전, 강진에 갔을 때는 다산 초당에도 찾아가봤지만 오히려 아쉬움이 남았던 기억이 있다.
18년 동안이나 유배살이를 하시면서 500여 권의 저서를 남기셨다하니 인생사란 정말로 알 수 없는 일이구나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아내와의 60주년 회혼일을 하루 앞둔, 일흔 다섯의 정약용을 만났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는 회한의 시간!
".......................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 화려한 새 세상을 꿈꾸고 이렇게 향사례를 하고, 벗을 사귀고, 술 대작을 하고, 과거 공부를 하고, 벼슬을 하고, 농사짓고, 장사하고, 옹기 굽는 따위의 사업이라는 것도, 결국 향기롭고 그윽한 그림자 만들기 아닐까요?" -093
정조와 다산이 함께 이루어나갔을 시대는 어떠했을까 궁금해진다. 임금의 총애를 받는 만큼 그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자들의곱지않은 시선이 따라 다니고 있었다. 정조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난 뒤 다시 모든 것이 바뀌어버렸고, 정약용은 차꼬를 찬 죄인이 되어 차가운 옥에 갇혀버렸다.
천 리 길 힘들고 외로운 유배지에서도 남겨진 가족들, 아들들의 장래에 대한 걱정과 조언이 편지 속에 담겨 있었다.
다음 날 저녁부터 정약용은, 청년 시절에 열심히 외며 실천했던 사물잠을 외면서 진실로 그것을 실천하자고 마음먹었다. 사물잠은 '예(올바른 삶의 길)가 아닌 것에는 눈길을 보내지 말고, 예가 아닌 말을 듣지 말고, 예가 아닌 말은 입에 담지 말고, 예가 아니면 행동하지 마라'는 것이었다. -145
'죄지은 사람을 볼 때 죄만 보고 사람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듯 싶어서라면 네 철학대로 성실하게 임하라는 정조의 당부를 잊지 않았던, 명판관 정약용. 화성으로 행궁가는 길, 배다리를 건너가는 행렬이 장관이었으리라.
병이 나면 어떤 약초를 먹으면 좋은지 알기 쉽도록 서술한 ' 촌병혹치'라는 의서까지 저술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렇게 시간을 거슬러올라가며, 지난날의 기억들, 자신의 삶, 그의 생각들을 들려주었고 그 속에서 당시의 시대 상황도 엿볼 수도 있었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