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인생도 실패는 아니라고 장자가 말했다
한정주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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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장자의 철학을 가리켜 '우화의 철학' 또는 '자유의 철학'이라고 말합니다. 장차 철학을 담은 그릇이 '우화'라고 한다면, 그 그릇을 채우고 있는 내용은 '자유'이기 때문입니다. 장자 철학이 지향하는 삶은 무엇입니까? '무의자연의 삶'입니다. 여기에서 무위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하지 않는다' 혹은 '인위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267


그 어떤 인생도 실패는 아니라고 장자가 말했다, 맹위를 떨치던 무더위도 계절의 변화는 이길 수 없었나보다. 갑자기 찾아온 늦가을의 서늘한 기운은 나무들을 단풍으로 물들이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또 한 계절이 지나고 있고, 변화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때에 장자의 말씀을 듣는다.

묘하게도 책, 강연의 주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신기할 정도이다. 관심이 있으면 더 큰 호기심으로 이끌리는 가보다. 


철학, 인문 강좌는 수시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너는 누구인가.....

초보 입문자는 아직 그 언저리에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듣고, 알고 이해하고 싶다.

그래서 '그 어떤 인생도 실패는 아니라고 장자가 말했다'는 제목을 보고 그냥 지나칠수 없었다.

저마다의 꿈, 행복, 성공, 삶을 그리며 살아가는 우리, 바쁘게 앞만 보고 뛰어가느라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읽어보기 좋은 책이었다. 


『장자』 「외편」 '지락'에 실려있는 우화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어느날 들판에 바닷새 한 마리가 머물렀다. 바닷새를 사랑한 노나라의 임금은 훌륭한 장소에서 술을 대접하고 듣기 좋은 음악, 제일 맛있는 음식을 극진하게 대접했다고 한다. 하지만 바닷새는 결국 사흘 만에 죽고 말았다.

극진한 대접에도 불구하고 바닷새가 죽게 된 까닭을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노나라 임금은 자기가 원하는 방법으로 바닷새를 기르려고 했을 뿐 바닷새가 원하는 방식으로 기르지 않았다."

이 글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나는 어땠는지, 우리의 모습이 노나라 임금과 다르지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러한 까닭에 내면화된 억압과 자발적 복종의 기제가 일상적인 삶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를 성찰하는 것과 동시에 지금까지 살아 온 자유를 향한 본능, 충동, 의지를 자신의 삶에서 일깨워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자유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281-282 


또한 『장자』 「외편」 '산목'에 등장하는 '이상하게 생긴 까치의 우화'에서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장자가 산책을 하고 있을 때 이상하게 생긴 까치 한 마리를 발견하고 그 까치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숲으로 뛰어들어 갔을 때, 매미와 매미를 잡아먹으려는 사마귀 그리고 그 사마귀를 노리고 있는 이상하게 생긴 까치를 보았다.

나무 그늘에서 귀고 있는 매미도 먹잇감을 노리고 있는 사마귀와 까치 모두 자기에게 어떤 일이 생기려는지, 어떤 위험에 처해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깨달음을 얻고 숲을 나오는 장자를 산지기가 쫓아오는 장면을 그려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이상하게 생긴 까치를 잡을 생각에 즉 이익과 욕망 때문에 내 삶과 생명을 해칠 수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린 것이 바로 나 자신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냐는 말이 시사하는 바가 컸다.

운명, 욕망, 불안, 앎, 자유, 삶과 죽음 등에 대해서 장자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듣는 시간, 곁에 두고  꺼내 읽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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