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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평점 :
헌책 속에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많은 역사가 쌓여 있었다. 이건 결코 책의 내용에 관해서만 하는 얘기가 아니다. 한 권 한 권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그 흔적들을 나는 여럿 발견했다. _64쪽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제목을 보면서 벌써 헌책방으로 달려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한다.
어릴적 내 꿈은 헌책방 주인이었다. 작은 서점 주인도 아니고 왜 헌책방이었을까, 그 이유는 까맣게 잊어버렸지만 가끔씩 생각이 나서 웃곤한다.
비 그친 오후의 책방이라하니 무슨 특별한 사연,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있는 게 아닐까하는 호기심도 커져가서 빨리 읽고 싶은 책이었다.
헌책방의 이름은 모리사키 서점, 다카코는 그 곳에서 지내면서 자신의 진정한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기에 결코 잊지 못할 장소라며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몸도 마음도 지칠대로 지친 상태에서 사표를 제출하고 현실도피하듯 잠을 자며 보내던 중, 외삼촌이 당분간 서점에 와서 지내면 어떻겠냐며 전화를 했다.
게다가 집으로 돌아오든가 외삼촌 집으로 들어가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을 하라는 엄마의 말에 고민할 필요도 없이 서점으로 향했다.
오른쪽도 서점, 왼쪽도 서점! 특히 헌책방이 빼곡히 늘어선 거리라니 한 번 가보고 싶어진다.
외증조할아버지가 시작하신 서점으로 외삼촌이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서점 곳곳은 온통 책으로 가득 채워져 있으며, 서점에 다 전시되지 못한 장서는 탑처럼 여기 저기 쌓아 올려져 있다는 2층 방, 생각만 해도 너무너무 욕심나는 곳이었다. 하지만 나와 상반되는 다카코의 반응에 오히려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이었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책은 다카코에게 많은 것을 알게 해주었다!
잠이 오지 않는 어느 날 밤, 다카코의 시선을 끄는 것은 여기 저기 쌓여 있는 책뿐이다. 그렇게 손가는대로 꺼내 읽기 시작한 이야기에 자신도 모르게 흠뻑 빠져들어서 밤을 꼬박 새운 후, 문학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되었다.
잠을 자는 대신 틈만 나면 책을 읽고, 동네 산책을 하면서 서서히 다카코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했고, 사람들, 세상 속으로 자신이 있을 곳으로 나아간다.
'인생은 가끔 멈춰서 보는 것도 중요해.', '내가 옆에 있어. 그러니까 도망치지 마.', '누군가를 사랑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을 때 마음껏 좋아해야 해.' 진심으로 건네는 외삼촌의 말이 위로가 되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외삼촌이 도움을 요청했다. 집나간 외숙모가 돌아왔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유쾌하기도 하고 따뜻한 이야기, 책이 있어서 더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