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단독주택 - 아파트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단독주택에 살아 보니
김동률 지음 / 샘터사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것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수많았던 이야기, 부르던 노랫소리, 우리 형제들이 다투던 울음소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온 가족이 웃고 고함지르고 이야기를 나누던 옛집에는 인적도 없이 정적만 가득하다. 48-49


#협찬도서 

그래도 단독주택, 한동안 로망이었던 단독 주택에 관한 이야기를 상상하면서 선택한 책이다. 

따사로운 햇살이 드는 마루, 계절마다 예쁜 꽃이 피는 화단, 상추와 정구지, 파가 자라는 조그마한 텃밭, 골목길을 돌아나서는 산책길, 저 멀리 보이는 푸른 산.....

어릴 때 주택에 살았던 기억, 할머니 댁에 가던 기억은 주택에 대한 향수, 추억, 낭만을 꿈꾸게 했지만, 여러모로 편리하고 살기 좋은 아파트 살이에 익숙해진 지금은 솔직하게 주택에 사는 데 자신이 없어졌다. 

대신에 건축탐구 - 집이란 TV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을 짓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 것이다. 


주택에 살았던 기억은 물론 지인들의 경험담을 들으면서 단독주택에서 살면서 누리는 행복, 즐거움도 크지만 그만큼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주택에 대한 미련을 조금씩 떨쳐내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택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나보다. 목을 보는 순간, 덥썩 손을 내밀게 했던 책이었다. 

글을 읽는 내내 내가 직접 살면서 겪은 듯 생생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환한 웃음소리, 빗방울 듣는 소리, 문득문득 추억에 젖고, 잡초와 씨름을 하고, 떠들석하게 김장을 담그는 모습.....


단독주택의 사계절, 작가가 들려주는 유쾌한 에피소드들에 웃음보가 터지기도 했고, 공감하고 추억에 젖어들게도 했다. 

마당이 있는 집, 벤치에 혼자 앉아서 정원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시간, 꽃들이 피어나는 정원, 벽난로, 김장, 나무 등 다양한 에피소드에는 하나같이 문학적인 감성이 묻어나고 있었다. . 

그림이나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고, 흥얼흥얼 정겨운 노래가 귓가에 흐른다. 박목월의 시를 읊고, 샛노란 은행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우리집은 우리 가족들이 함께 살았던 기억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월의 흔적은 피할 길이 없지만 곳곳에 엄마의 정성스런 손길이 닿아 반짝거리는 집이다. 

가끔씩 꿈을 꾼다. 마루에 걸터앉아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나, 함께 둘러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 우리! 어쩌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