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베노 몽골 - 푸르러서 황홀한 12일간의 인문기행
유영봉 지음 / 작가와비평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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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너른 마당은 참말로 넓어서 좋다. 한낮에는 푸른 풀밭이 펄럭이는 융단 되어 드넓은 하늘로 날아가고, 한밤에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곱다시 내려받는 보자기로 변하지 않던가? 새벽이라 그렁그렁한 눈물이 발목을 적실 적마다, 땅거미가 시나브로 장막을 드리울 즈음마다, 스스로 명상에 젖는 이 땅의 나그네들을 위해 열린 마당이 아니던가? -에필로그 중에서


푸르러서 황홀한 12일간의 인문기행, 그 이야기 속으로 출발!!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마당 너른 집'이란 말이 왜 그리도 예뻤는지, 마음에 와 닿았는지 모르겠다. 책표지를 보아서 일까, TV를 통해 익숙한 풍경을 그려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이보다 더 어울리는 표현이 없을 것 같다. 

몽골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내륙 국가이며 평균 고도는 해발 1,580미터, 평균 온도는 영하 3도에 지나지 않는 추운 곳이란 사실에 다소 놀랐다. 드넓은 사막, 하늘 아래 넓은 호수, 휴화산, 온천까지.... 놀라움의 연속이었으며, 몽골하면 저절로 떠오르는 넓은 초원의 이미지가 어느새 고정관념처럼 굳어져 있었나보다.


그래, 우리가 또 언제 어디서 또 무슨 인연으로 만날까? 나직한 읊조림은 다시 이성선 시인의 '사랑하는 별 하나'로 가만가만 이어졌다. 눈물이 핑하고 도는가 싶었다. -194


작가님의 상세한 설명을 듣다보면 가이드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듯 여겨지기도 했다.

'호쇼르'라고 불리는 몽골식 튀김 만두, 양고기 수프, 말젖을 발효시키켜 만든 마유주, 양고기와 채소에 간장과 소금 등 양념을 넣고 볶은 '허르헉'...... 여행을 하면서 먹는 즐거움 또한 놓칠 수 없는데 그 만찬에 함께 하고 싶었다. 


도착한 날부터 쉽지 않은 여정, 갑자기 내린 폭우로 인해 일정을 미루고 숙소로 가야했고 또 초원을 달리던 차의 축이 부러져 급하게 수리를 해야하는 등 이런저런 문제들이 일어났지만 그또한 돌아보면 잊지못할 여행의 추억으로 두고두고 이야깃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머나먼 몽골의 넓은 초원, 게르에 모여 앉아 빗소리를 들으면서 다함께 '방랑자', '내가'..... 입을 모아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라니 생각만해도 낭만적이었다. 날씨때문에 일정대로 움직이지 못해 아쉬움도 있었을테지만 그 또한 여행의 일부가 아니겠는가.


한참을 그냥 초원 위에 홀로 서 있었다.몽골의 초원과 밤은 고스란히 나그네의 차지가 되었다. 휘파람 한 자락을 마음 내키는 대로 길게 길게 불었다. 별들이 내게 무수히 떨어졌다. -111


센 베노 몽골, 책표지의 끝없이 펼쳐진 넓고 푸른 초원을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지고 가슴이 탁트이는 것 같아서 좋았다. 또한 나에게 필요한 책이 찾아왔다는 생각도 들었고 몽골의 풍광이나 문화, 지리뿐만이 아니라 역사와 전설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던 흥미롭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어린왕자, 열하일기, 시, 몽골 여행기, 노래 등 문학이 함께해서 더 아름다운 여정이었다.

몽골에 다녀온 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언젠가 한 번 가고 싶었던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무엇보다 시야를 가리는 건물이 하나 없는 넓은 초원을 보고 싶었고, 까만 밤하늘에 펼쳐질 별들의 향연이 기대되었는데 그 소망을 미리 경험하고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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