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그래, 진정한 기적이라면, 그 까닭 같은 건 있을 수 없으니까. 기적이란 이성과 합치될 수 없으니까. 기적은 인간의 인과를 초월하여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생겨나는 법, 합리적인 기적은 기적이 아니니까. 그러자 문득 기쁨과 위안이 찾아왔다. 정말이지 세상이란 특이하고 괴상한 곳이라 생각하며, 그는 다시금 유쾌한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331

세계적인 추리소설 작가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약국에서 조수로 일했으며, 제 2차 세계대전 중에는 해군으로 참전하기도 했던 그녀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이야기 속에 녹아들어 있는 역사 미스터리다.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이란 제목과 달리 평화롭고 화창한 아침, 채소밭에서 일하는 캐드펠 수사의 분주한 모습이 마냥 평화로워보인다.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의 정원, 특히 귀한 허브를 기르고 있는 식물표본실은 그만의 공간으로 십자군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아온 그가 정착한 곳이다.

로즈메리, 생강, 박하, 매발톱꽃, 겨자, 바질, 양귀비 등 다양한 색과 모양의 꽃들에서 진한 향기가 묻어나올 것 같지않은가.
이렇게 다양한 향신료와 허브를 수집하고 정성껏 길러서 치료약을 만드는 캐드펠 수사의 눈썰미는 자신의 인생 연륜이 더해져서 사람들, 상황이나 흐름을 잘 읽고 판단하는 지혜가 담겨있는 것 같았다.
바로 그날, 미사 중에 콜룸바누스 수사가 발작을 일으켰고, 밤새 그 옆에서 지키던 제롬 수사는 무척이나 경이롭고 아름다운 꿈을 꾸었다.
웨일스에 있는 성스러운 샘, 성녀의 기적은 그대로 이루어졌다. 성직자들의 굳은 믿음이 증명된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 그들에게는 기적을 일으킨 성녀의 유골을 가져오라는 임무가 부여되었다.

내가 예상했던 추리 소설과 달리 사건과 연관이 없어보이는 전개에 다소 의아했었는데, 역시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사건이 일어났다. 살인사건!
늘 그렇듯 주변 인물들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수 없었고, 나역시 가장 가까운 인물을 범인 - 정황이나 그들의 행동의 변화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일 것이라고 거의 확신하면서 캐드펠의 행보를 지켜보았다.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반지의 제왕에서 보았던 간달프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지금까지 경험으로 쌓은 인생의 지혜, 기다릴줄 아는 여유, 늘 한 수 앞을 내다보며 사건을 풀어가는 캐드펠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중세시대의 명탐정 캐드펠 수사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