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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불을 끄지 마세요
최동열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년 6월
평점 :
노을 지는 석양의 길 / 꼭꼭 숨겨 놓은 / 초록의 꽃잎이 피네 - 꽃잎이 피네 중
감사하게도 산책하듯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미술관이 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관심을 갖고 그림이나 조각을 보면서 내나름의 시선과 생각을 즐긴다.
해설이나 도슨트 설명을 들을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 즉 작가의 삶, 소재, 작품의 탄생 배경, 시대적 상황 등의 이야기들이 더해지면 작품도, 의미도 선명하게 보여서 더 흥미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미술관에 불을 끄지 말아요, 그런 나의 시선을 끌었고 어떤 시를 들려주려는 것일까 기대가되었다.
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함축된 단어, 표현, 은유, 생략...
시인이 하고자하는 이야기, 그 행간에 들어 있는 의미들을 모두다 이해할 수는 없을테지만, 시를 읽는 그 순간, 나의 마음, 감정 상황이 그 시에 반영되며 같이 공감하고 그려보면서 읽을 수 있어서 좋다.
평범한 일상에서 시인이 느끼고 발견한 이야기가 한 편의 시가 되어 우리에게 왔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소망이 되고 기억될 때 - 날아가는 풍선 중
미술관 하얀 벽에 걸려 있는 듯한 시집의 표지가 눈길을 끈다. 따뜻하다!
저마다의 사연을 담고 살아가는 집의 창문같기도 하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메모지같기도 하다.
아침부터 힘차게 울어대는 매미떼의 합창을 들으며,
등산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달팽이, 느리게 움직이던 걸음을 멈추고 당황해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느닷없이 나타나서 오랫동안 평범한우리네 일상을 마구 흔들었던 코로나,
다락방에 숨어 동화책을 읽으면서 무한한 공상의 세계를 펼치던 어린 시절,
가만가만 읽는 싯구절들이 나를 풍경, 그리움과 추억, 깊은 생각 속으로 이끌었다.
그때 그날의 눈 / 수박처럼 달콤했었지 / 보고 싶다 사랑한다 - 수박처럼 달콤한 눈
비가 그칠것 같지 않던 밤하늘에는 둥그런 보름달이 떠서 환하게 빛나고 있다.
뭔가 내 마음 속에 담긴 말들이 쏟아져 나올것도 같은데....
여전히 깊고 깊은 생각 속에 잠겨있나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