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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청춘 ㅣ 청춘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평점 :
게다가 이제 와서 보면, 그건 아무 재미도 없이 되레 더 숨 막히는 결과를 낳은 것 같아. 평범한 범부에게 뭔가 의미를 부여하고 꿈의 상징으로 만들어 바라보며 살아왔을 뿐이 아니었을까. 준마는 어디 있나? 기린아는 어디 있나? 이제 그런 기대는 버렸어. 모두가 다 예전의 그이고, 그날그날의 바람결에 따라 색이 조금 달라 보일 뿐인 거지. - 다자이 오사무 x 청춘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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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란 단어에서 미래에 대한 설레임과 불안, 도전과 좌절 그리고 초록이 한창 짙어지는 6월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없이 길 것만 같았는데 어느새 훌쩍 지나버린, 분명 찬란하고 아름다웠을 그 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인간 실격'. '달려라 메로스'로 이름이 알려진 다자이 오사무가 들려주는 청춘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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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주제로 한 12편의 단편을 담은 다자이 오사무의 이야기 속에는 자전적인 이야기도 들어있어서, 화자가 혹시 작가 본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된다.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로 우리를 자신의 집을 초대해서 마을의 풍경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안내하고 있다.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은 참 아름답고 예쁘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면 저마다의 삶, 인생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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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또 똑같은 하루가 오겠지. 행복은 평생, 오지 않는다. 그건 알고 있다. 하지만 분명히 온다, 내일은 온다고 믿고 잠자리에 드는게 좋겠지.....란 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게 하는 '여학생'의 이야기에서 하루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어린 나를 만나기도 했다. 그때는 어른이 왜 그리도 부러웠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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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친구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숨이 턱에 차오를만큼 달리고 또 달렸던 '달려라 메로스', 순간순간 마음을 비집고 파고들던 이기적인 생각, 갈등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우정을 지켜낸 두 사람의 이야기는 역시 교과서에도 실릴 만큼 여운을 남겼다.
나에게 청춘을 이야기하라면 무슨 말부터 해야할까! 돌아보면 정말 한여름밤의 꿈같이 지나간 시간이었다. 왜, 무엇이, 작가의 생을 재촉했을까? 그의 이야기는 여전히 청춘을 이야기 하며 독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