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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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허방지방 어지럽던 시기에 쓰여진 글들이 모여 이 시집 '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가 되었다. 키워드는 '오늘'과 '나'와 '집'. 사람이 살아 가는데 그 세가지가 가장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누구나 힘든 하루, 집으로 돌아가는 것 자체가 위로와 기쁨이 아니겠나. -시인의 말 


오늘도 나는 집으로 돌아간다, 새롭게 써내려간 1년여의 기록을 담은 270편의 이야기가 실린 시집으로 2023년 두문불출하면서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시인이 '시 쓰기는 여전히 나에게 살아남는 방법이었다'고 말한다.

나태주 시인하면 시, 풀꽃이 먼저 생각난다. 아니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란 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노시인의 시를 생각하면 소소하고 평범하지만 행복한 나의 산책길과 이어지는 것 같고, 평범한 단어들에서 따뜻하고 편안함이 전해져오는 것 같아서 좋았다. 


사람이 두 다리로 걷는다는 건 / 축복이고 감사다 / 어디를 걷든지 그것은 / 지구를 걷는다는 것 - 다리에게 칭찬 중에서

그것은 오래 자란 / 나무 한 그루를 안는다는 것이다 / 그것은 아주 커다란 산 하나 / 가슴에 들인다는 것이다 - 사람을 안는다는 것

꼬물꼬물 모래알 같은 / 말들이 자꾸만 떠오른다 / 그 말들이 작은 시내가 되고 / 큰 강물이 되고 / 바다가 되어 출렁이다가 - 불면증 중에서 


'마음의 의자 하나'는 힘들고 지친 하루를 보낸 이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담은 시,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게 된다. '불면증'을 읽으니 왜 내가 깊은 밤에도 뒤척이며 잠을 못이루었는지 그 이유가 선명하게 그려지더라. 

시를 읽는데 정말 심쿵이었다. 요즘들어 부쩍 하게되는 이러저런 생각들을 시인이 콕콕 찝어서 말해주어서, 보고 싶은 이들 생각이 간절해지고 가슴이 뭉클, 눈물이 찔끔나려했다.

누구나 공감이 가는 이야기, 위로를 건네는 말, 우리의 삶과 마음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시가 나에게 왔다. 


오늘도 하루 일과를 마치고 사랑하는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 오는 길, 환한 불이 켜진 창이 얼마나 따뜻해보이는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휴식처이자 사랑,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캄캄해진 도시, 밤하늘에 별하나 보이지 않아도 집집마다 밝힌 불빛이 저마다의 사연을 담아 아름답게 반짝이는 것이 아닐까. 시를 읽는 내마음도 시인이 되어가는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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