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기울여 나를 듣는다
전지영 지음 / 소다캣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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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 삶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이해할 수 없겠지만, 나는 생명을 가진 의식이 형상을 이루는 동안 그것이 몹시 짧고도 특별한 사건임을 느끼면서 사는 방법이란 고독과 죽음을 벗하며 결과에 의미를 두지 않고 행위를 반복하는것이라고 여긴다. -170


귀를 기울여 나를 듣는다, 글을 쓰고 요가를 하는 작가님의 에세이다. 

잔잔한 푸른 바다를 바라다보고 있는 듯한 표지를 보면서 작가가 들려줄 이야기를 그려보게 했고, 무엇보다 '귀를 기울여 나를 듣는다'라는 제목이 좋았다.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작가의 글이 우리를 이야기 속으로 이끌었다. 

작은 소리였지만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글을 읽는 내내 그렇게 느껴졌다- 공감이 가는 글, 생각을 나누고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게 했고 무엇보다 우리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나도모르는 사이에 나의 이야기도 같이 펼쳐지고 있었다. 오래 전, 요가를 한두달 배운 적이 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설픈 몸짓으로 요가 동작을 따라하다보면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고 유연해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요가를 다시 배우고 싶었던 기억도 소환시켜주었다. 


무기력하고 우울증에 빠진 시간 속에서 활기를 되찾게 해준 코코와의 만남은 작가로 하여금 먼지만 쌓여가던 요가 매트를 꺼내게 했다.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 과연 둘 중에 어떤 것을 먼저 해야할까? 이 대목에서 한참을 붙들고 있었던 것 같다. '현실이라는 꿈', '도보 여행자'도 지금 나의 상태, 하고 싶은 것과 해야하는 것, 뭔가 안갯 속인듯 흐릿하고 복잡했던 마음을 들킨 것만 같았다. 

내 머릿속에 살면서 생각을 어지럽히던 미치광이 룸메이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고, 마음의 방을 청소하는 명상 수업도 함께 했다. 산책을 하면서 문득문득 떠오르고 치밀어 오르던 것들, 땀과 함께 바람에 날려보냈던 숱한 생각과 감정들이 내게는 명상의 시간이었구나하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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