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앤드 산문집 시리즈
이소연 지음 / &(앤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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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게 이 문장이 남아 있는가?' 그것에 대해서 골똘해지는 시간을 쌓고 또 쌓기에 딱 좋은

시간이다. 읽기가 끝났을 때 무성한 나뭇잎을 향해 날아드는 한 무리의 새 떼처럼 밀려오는

것이 있을 테다. 그게 무엇인지는 각자가 알고 있다. - 31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책읽기를 좋아하고 끄적이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제목을 보는

순간 마음이 가는 책이었다.

시집같은 책이 왔다. 햇빛에 일렁이는 물결, 반짝이는 윤슬을 담은 표지도 예뻤다.

작가의 이력을 보다가 웃음보가 터졌다. '글을 쓰느라 너무 바쁜데, 사람들이 나만 보면 그렇게

놀고 언제 글 쓰냐고 한다.' 아마 나라도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시인, 작가라면 글을

쓰느라 늘 끙끙거리고 있을것만 같다.

어렸을때부터 장래 희망이 시인이었단다. 자라면서 조금씩 뭔가를 알게 되면서 나의 꿈은

수시로 바뀌었지만 끝까지 놓치지 않은 것은 책읽기와 글쓰기이다.

좋은 글을 쓰고 싶지만 글재주라고는 없는 나, 누군가가 내가 쓴 글을 읽는다고 생각하니

어디 강좌라도 등록해 볼 용기조차 나지 않았고, 그래서 더욱더 책을 탐독하게 되었고, 이야기

속으로 파고들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어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된 삶이 가치있는 거라고. 나는 믿는다.

나는 쓰고 있고 그래서 내 삶은 가치가 있다고. -Prologue 중에서

프롤로그에서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새삼 용기가 났다.

책을 깨끗하게 읽으려고 한다. 물론 학습지는 예외이다. 책에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는

것이 왠지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이다.

그런데 밑줄 긋고 싶은 글, 마음을 파고 드는 글이 자꾸 늘어간다.

우선 책갈피를 꽂아 본다. 내나름대로 최상책이지만 그러기에는 역부족일 것 같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내 마음을 끌었던 것은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는 방법'이다.

인동 덩굴 속을 들여다보고서야 많은 참새들을 발견했고 소리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그 말이

오늘따라 왜 그렇게도 와닿던지.... 우리가 살아오는 동안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음에도 오늘따라 크게 울림이 있었다.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이나 말, 시와 글 속에서 그리고 소리에도 많은 이야기, 신호가 담겨

있기에 그랬을런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기다리다 보면 꽃이 오고 새가 오고, 초록으로 무성해지는 여름이 오겠지? 기다림은

벌이 아니다. 기다림은 시를 움트게 하는 성소이다. -53

말로는 느긋하고 여유있게 살겠노라고 하지만 점점 참을성이 없어진다. 기다리는 것이 싫고

짜증나던 참에 나에게 들어보라는 듯 건네는 한마디에 마음이 사르르 풀린다.

거실에 나만의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거나 또는 멍 때리는 시간이 좋다.

뭔가를 하다가도 잠깐씩 나의 시선을 잡는 바깥 풍경을 보면서 또 하루를 잘 살았구나하면서

나름대로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오늘의 단어는 봄이다. 산책삼아 아파트를 한바퀴 돌면서 찍은

꽃과 나무들로 핸드폰에도 내 마음에도 화사한 봄이 가득 들어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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