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네스는 알수록 놀라운 서점 주인을 길잡이 삼아 그 거리들을 돌아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자신의 먼조상처럼 지칠 줄 모르고 아스팔트 정글을 누비는 탐험가이자 도시 구석구석에서 문학의 흔적을 찾아내는 노련한 발견자, 책과 얽힌 런던의 숨겨진 일화를 풀어내는 이야기꾼 같았다. 67-68

하지만 아그네스는 몇 페이지 전을 읽을 때부터 아이가 필기를 멈추고 망원경에서 눈을 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11월 말답게 해가 일찍 지면서 달빛서점의 아름다운 유리 천창에 벌써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아그네스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중간중간 호흡을 끊어가며 소리 내어 피터팬을 읽었다. 세상에는 매번 처음 읽는 것처럼 심장을 두근대게 만드는 책들이 있기 마련이다. - P7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