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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에서는 호수가 자라고 ㅣ 시인수첩 시인선 80
이어진 지음 / 여우난골 / 2023년 11월
평점 :
나는 하고 싶은 말이 되어 흘러간다 저기 뛰어가는 어린 빗소리처럼 꽃잎이 젖는다
-하고 싶은 말

사과에서는 호수가 자라고! 제목을 보는 순간, 눈앞에 넓고 맑은 호수가 펼쳐지고
새콤달콤 맛있는 사과나무가 늘어선 풍경이 떠올랐다.
시인이 초대한 시집에는 들려주고 싶은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었지만, 가벼워서
어디든 가지고 다니기 좋고 펼쳐 읽기도 좋았다.
누군가를 염려해 주는 마음은 전부 꽃이다 수풀 속에 숨어 있는 근심도 그 근심을
가만히 공중에 달아주는 바람도 -양귀비

산책길에 저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매화 나무, 봄이 성큼 다가 오고 있나 보다.
무채색이던 숲, 공원, 길가에도 화사한 봄기운이 깃들기 시작한 것이다.
카메라에는 담을 수 없었던 은은한 매화향, 붉은 동백꽃, 가지끝에 돋아나는 연두빛
새순, 봉긋해진 명자꽃봉오리, 하얀 낮달.....
내마음도 같이 들뜨고 봄이 왔다고 짧은 글귀라도 하나 적어보고싶은 날이었지만,
나의 이야기는 부족한 나의 상상력과 글솜씨로 아직도 가슴 깊이 움츠리고 있다.
떨어진 달빛은 오래된 연인 같아서 책갈피에 꽂아두고 그리울 때마다 넘겨보았습
니다 그대가 떠오를 때마다 하늘 한편에 둥실 떠 있었습니다 -밤하늘의 이데올로기

햇살도 제법 따사로워서 산책길에 잠깐 앉아서 쉬면서 시집을 펼쳐본다.
한글자 읽을때마다 눈 앞에 펼쳐지는 시의 세계, 넓은 풀밭에 앉아서 봄을 만끽
하기도했고, 흩날리는 꽃송이처럼 하얀 눈송이가 되어 날아가기도 했다.
사과를 한 입 베어문 순간 입안에 가득해지던 달콤한 사과향, 봄을 재촉하는 비,
바람에 하늘거리는 꽃송이, 문득 내다본 밤하늘의 별과 달, 찰랑거리는 파도...
시인이 그려낸 이야기 속에 빠져들었다. 필사를 해봐도 좋겠다.
소란한 시간이 지난 저녁, 차 한 잔과 시집을 들고 다시 귀를 기울여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