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때 나는 알았다. 새것이 오기 전에 예것을 반드시 버려야 하는 때가 있는데 이 버리는

데도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만두고 포기하는 것, 멀리 보내고 이별을 해내는 것도

힘이 있어서라는 것을. 그것이 사랑이든 물건이든 제가 이루어냈던 과거의 꽃 같은

영화로움이든. -45


너는 다시 외로워 질 것이다, 정말 오랫만에 공지영 작가의 에세이를 읽는다.

지리산 자락으로 옮긴 작가의 삶, 여행 그리고 생각을 읽으면서 함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등을 읽고 팬이 되었기에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기대가 되었다.

한 해가 저물고 또 새해를 맞는 이맘때가 되면 마음에 찾아 드는 상념, 여느때와 다를바

없는 똑같이 평범한 하루임에도 왠지 다른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이 시간이 참 묘하기도

하다. 그래서 마음이 더 끌렸던것일지도 모르겠다.


소파에 기대 앉아서 책을 펴고 작가의 말을 읽는다.

얼마 전부터 허리 통증으로 힘든 나의 고통을 고스란히 알고 있어서 놀랐고 어찌 보면

복된 고통이란 말에는 선뜻 동의할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린다. 뜰에 앉아서 햇빛을 쬐며

섬진강과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작가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갔다.

누구나 우리의 긴 여행 끝에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왠지 조심스럽기만 하다.

올초 활짝 웃는 모습이 예뻤던 친구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충격이라니..... 지금도 문득문득 생각나서 카톡을 열어보곤 한다.

이런저런 화두가 닮았기에 더욱 애착이 가고 공감이 가는 산문집이었다.


갑자기 예루살렘으로 떠나겠다는 작가, 그 과정에서 언제나 선택은 포기를 동반한다는

사실을 새삼 각인시켜 주었다.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사막, 생명, 온기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황량한 사막을 바라보고

있자니 울컥 대자연의 힘이 느껴졌다. 그 험한 길을 걸었을 많은 사람들도....

순례길을 함께하면서, 끊임없이 지난 시간을 반추하면서, 깊은 생각에 빠지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가고 세상은 변해간다. 나도 변해가고 또다시 새해가 밝았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지만 또 혼자서 견뎌야하는 삶! 그 안에 함께 했던 많은 이야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