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퉁이 집
이영희 지음 / 델피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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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보게. 해눈은 네가 지어 냈다면서 엄마한테 알려 준 단어잖아. 해가

날 때 내리는 눈처럼 너무 빛나는 좋은 일은 해눈 같다고 말해야 한다면서." -163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책표지가 인상적인 책, '그 모퉁이 집'을 받아들자

마자 이끌리듯 책을 펼쳐들고 앉았다.

그 모퉁이 집이란 제목만으로는 어떤 짐작도 할 수 없었었는데, 잠시도

내려놓기 힘들만큼 몰입감 있는 이야기로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 펼쳐

지는 장면장면들을 선명하게 마음속으로 그려가면서 읽었던 시간이었다.

놀랍도록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 정말로 그런 삶, 운명이 있을거라고

그래서 인연이고 운명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1944년 12월, 싸리 눈이 날리는 동화속 같은 밤, 동아염직소의 사장인

윤송은 창포꽃과 함께 아쟁을 연주하는 악사 은조와 강렬한 첫 만남이

있었고 진주로 돌아가는 길에 운명처럼 다시 그 여인을 만났다.

아쟁, 창포꽃에서부터 벌써 예사롭지 않은 소재라고 생각했는데 작가의

상상력은 우리의 한계를 넘어 본 적 없는 새로운 판타지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갔고 아름다웠고 슬펐고 감동적이었다.

일제 강점기 시대의 삶 그리고 어느덧 80여 년의 세월이 흘러 그 모퉁이

집으로 이사와서 살게된 도유와 아쟁을 켜는 마디 그들의 깊은 인연과

운명같은 사랑이야기 그리고 그 모퉁이 집에 오랜 세월 꽁꽁 감춰져

있었던 비밀에 한 발짝 다가서 보기를 추천한다. 


작가의 시선은 현재와 80년 전 그 당시의 이야기를 시간을 넘나들며

우리에게 들려주었고 이야기를 따라가는 나는 나자신도 모르게 숨죽인 

채 듣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품고 살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가슴 깊이 묻은 채 잊고 사는 삶을 선택하기도 했을 것이다. 

이제 그 비밀의 문이 활짝 열리기 시작한다. 

박태기 나무, 홍가시나무, 해바라기,백단심 무궁화, 흰 장미, 은방울꽃... 

목차를 대신하는 이야기의 주제였고 꽃말도 알수 있었다. 

꽃집 딸인 마디, 집안 가득 꽃을 가꾸고 있는 도유와 함께 하면서 책을 

읽는 내내 온갖 꽃들에 둘러 쌓여 있었기에 마지막 책장을 덮고나서도 

꽃향기를 가득 품은 이야기의 길고 진한 여운이 남았다.  


마디는 도유의 말처럼 제 모든 물음표를 건네 볼 작정이었다. -131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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