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라고도 넘치는 고요 - 그림의 길을 따라가는 마음의 길
장요세파 지음, 김호석 그림 / 파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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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 컷에서 나오는 사소함, 그 사소함이 담을 수 있는 깊이는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 -014 



책을 받아들고 표지그림을 한참을 쳐다보게 되었다.

익숙하게 자주 봐오던 장면인데 뭔가가 달랐다. 그게 뭘까하며 한참을 본 것이다.

그게 무엇인지 벌써 알아챈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거울을 보며 눈썹을 그리고 있는 어머니, 평생을 열심히 살아오셨을 엄마의 주름 진 손,

병원에 입원하시기 직전 의자에 앉으신 엄마를 보며 우리는 저절로 엄마를 떠올릴 것이다.

아니 엄마를 닮아가고 있는 나를 보게 될런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노

라면 '모자라고도 넘치는 고요'라는 제목이 마음에 와 닿는다.

미술에 문외한이기도 하지만 동양화. 수묵화 같은 그림만을 보고서는 어떤 장면일런지

전혀 짐작할 수 없는 때도 있었다.



보통은 먼저 그림을 보고나서 글을 읽는 편이지만, 이 책은 장요세파 수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다.

깊은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인간과 사회상에 대한 은유와 해학이 짙은 화풍으로

주목을 받았다는 김호석 화백님의 그림은 친근했고 때로는 생경하고 낯설었으며

또 깊은 인상을 남기면서 우리에게 메시지를 주었던 것이다.

그 중에서 특히 인상적인 작품은 '거꾸로 흐르는 강'이었다. 인류가 겪어 온 고통, 절대로

잊을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고통, 원망, 슬픔, 분노.....를 담은 채 거꾸로 흘러서 늘 제자리

라는 시커멓고 깊이가 짐작되지 않는 검은 강이, 표정도 읽을 수 없는 아니 전혀 보이지 않는

검은 얼굴이 너무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예쁘고 아름다운 인물, 사물, 자연만을 담아내지 않은 화백의 그림에서 우리가 살아 온 과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수목화 속에 담긴 깊은 이야기, 고요하지만 강한 

힘이 담긴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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