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풍경 - 식물의 사색과 명상으로 만난 마음 공부
김정묘 지음 / 상상+모색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 비탈길에 멈춰 서서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돌아본다. 아주 오래전의 
내 모습을 다른 누군가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눈길에 찍힌 발자국
마다 내가 서 있었다. 
너는 거기에 그냥 있어라. 나는 다시 걷는다. -112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 답답함을 거의 매일 주변 산책을 하면서 달래고 있다. 

운동도 되고 꽃과 나무, 날마다 달라지는 주변 풍광을 그 어느때보다 잘 살펴 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우리 주변에 이름모를 들꽃들이 이리도 많다는 것을, 계절

마다 우리 곁에서 피고지는 꽃과 풀, 나무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으며 그 어느때

보다 맑고 푸른 하늘도 자주 올려다보게 된다. 

그러던 차에 눈길을 끈 책이 식물의 사색과 명상으로 만난 마음 공부, 마음 풍경이다.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길가에 풀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때가 되면 새싹을 틔우고 짙은 녹음, 울긋불긋 단풍으로 잎을 떨구다 끝내는 빈 

가지로, 온 몸으로 버티며 겨울을 살아내는 나무의 생명력과 지혜에 새삼 감탄하며, 

더불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에세이였다. 



식물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꽃과 나무의 이야기를 읽으며 점점 

짙어져가는 단풍들을 바로보는 마음도 그 어느때보다 가슴 뭉클해졌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지나다니는 산길, 산사의 풍경을 그려지고, 어느새 마음이 편안

해지고 고요해지는 듯해서 좋았다. 

겨울 추위는 우리도 그렇지만 나무에게도 가혹한 시간이다.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기 

위해 숨조차 제대로 쉬지 않고, 나뭇가지로 나르던 물길마저 끊어버리고 버티는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내일을 위해, 행복한 삶을 꿈꾸며 늘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 한 마디는 조용하지만 큰 울림이 되어 마음 깊이 퍼져나갔다. 

침묵하라, 씨앗처럼, (022)

모든 것이 꽁꽁 얼었던 겨울, 크고 단단한 바위도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하다가 

봄을 재촉하는 비에 작은 틈이 생기고 만다. 

이제 곧 바위에도 풀씨라는 인연이 와서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 것이다. (028)

는 말에는 마음이 쿵~ 

우리가 살아가는데 잠시 멈춤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것을. 

코로나로 우리의 평범한 일상, 이동, 만남 등에 많은 제약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우리가 바쁘게 사느라 무엇을 놓치고 살았는지 알게 해주었음도. 

요즘 다니는 길에는 보라빛 향유화가 가득 피어있고, 금목서의 은은한 향이 향기롭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