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무늬들 - 이병철 사진 에세이
이병철 지음 / 새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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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옛날의 나와 마주앉아 내일의 문장을 쓰는 오늘밤, 내가 정말 저 시간들을

살았었나? 나였던 표정과 기울어진 어깨, 빛, 냄새..... 분명 내가 살았던 시간인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믿어지지 않는다. 문득 옛사진을 꺼내본다. 사진 속 평범한

풍경들이 무슨 신화나 전설같다. - 오늘은 내일의 어제 



오랫만에 읽는 사진 에세이, 은은한 색의 표지도 제목도 참 예쁜 책이다. 

작각의 기억을 따라 코로나19로 꽁꽁 닫힌 국경을 가뿐하게 넘어 오래 전 기억 

속으로 함께 여행을 떠났다. 

여행지의 기억들, 사람, 날씨, 음식, 풍경, 사랑, 이별, 그리움.....

호수를 빙 둘러선 나무들이 하얀 눈꽃을 피운 채 서 있는 풍경에 사로잡혀 한참을 

쳐다보았다. 

추운 겨울의 기억이 엊그제같은데 이젠 후덥지근한 날씨에 시원한 그늘을 찾아

다니고 있기 때문인가, 아님 벌써 그 겨울이 그리워진걸까. 

사람의 기억이란 참 이상하다. 각자 기억의 조각이 달랐고 또 내가 받은 상처는 잘 

기억하지만 내가 준 상처는 이미 잊었거나 희미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사진에 담긴 풍경들은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예쁜 엽서 같았다. 



시와 문학 평론을 쓰며 여러 매체에 칼럼, 에세이, 여행기 등을 연재한다는 작가의  

글과 사진은 우리를 다양한 생각, 상념, 그리움, 풍경 속으로 데려간다. 

한장한장 넘기면서 시선을 잡는 사진 속에는 짙은 커피향이, 철썩이는 파도소리가,

짙푸른 하늘과 하얀 설경과 아름다운 단풍 그리고 활짝 웃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더불어 그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 우리가 살아오는 동안 보고 느끼고 생각하며 

우리의 마음과 기억 속에 새겨진 기억, 웃음, 눈물들이 함께 되살아나고 있었다. 

아~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나도 여행가고 싶다. 

눈 쌓인 허허벌판에 덩그라니 세워진 텐트가 외로워보이기도 하고 내심 부럽기도 

했다. 보석같은 별빛이 쏟아지는 밤하늘, 황홀한 오로라를 그려보니 추위쯤은 잊을 

수 있을 것도 같았기 때문이다.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그리스로, 영화를 보고 노르웨이 행 항공권을 끊었

다는 작가는 내가 오래전부터 꿈꾸었던 여행을 하고 있었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해가 지는 저녁놀, 눈덮인 하얀 산, 푸른 새벽.... 멍때리며 

하염없이 바라보아도 좋을 풍경들에서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여전히 가고 싶은 곳도 많고 가본 곳도 많다. 예뻐서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지만 

때론 사진 속에 절대로 담기지 않는 풍경이 있었다. 오롯이 내 눈에만 담을 수 있는. 

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보고 듣고 먹고 느꼈던 경험, 소소한 기억들이 한 장의 사진 

속에 같이 담겨 있음을 안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그 곳에 자리한 기억의 조각들이


때로 여행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돼요. -130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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