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백영옥 지음 / 나무의철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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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알 것 같다. 지금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삶의 어느때는 너무 커 

보이기도 한다는 걸. 만약 시간이 주는 지혜가 있다면 그런 것이 아니지 않겠는가

란 실감을, 20년 묵은 이 100년 달력이 내게 가르쳐주었다. - 작가의 말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턴테이블 그 옆에 고양이 그리고 편하게 누워서 단조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는 표지가 인상적인 책,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스타일'로 잘 

알려진 작가의 산문집이다. 10년 만의 개정판으로, 책을 다시 고치고 살펴보는 

작가의 마음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오래 된 물건들을 정리하려고 꺼내보면 그 안에서 불쑥 색바랜 메모지, 일기, 

고지서들이 나온다. 다시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버릴 것, 남겨둘 것을 정하는데 

묘하게도 그 당시의 기억과 감정이 여전히 남아있어서 버리지 못하고 다시 담아

두었던 경험이 떠오르는 순간이기도 했다. 



소설, 에세이, 영화, 시, 드라마를 듣고 읽는 시간이었다. 

하나씩 필사를 해도 좋을 글들에 공감하고 소리내어 읽어보기도하고 또 어떤 책

일까 검색도 하면서 내나름대로 같이 즐기면서 읽었다. 

작가가 되기 전 여러번 응모했지만 실패했고, 인터뷰를 하거나 출판사에 근무

하기도 했던 작가의 경험도 들을 수 있었고, 노량진 고시원 등 이곳저곳을 전전

했던 이야기, 간단하게 주먹밥으로 한끼를 떼우며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그리고 

내가 좋아했던 노래, 그리운 시절의 이야기와 분위기에 빠져든다. 

책이나 노래를 읽고 들으면 어김없이 그 길을 걷고 있는 작가가 처음에는 특이

하고 신기해 보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그녀가 진심으로 부러워졌다. 

내겐 여행이 될 테지만 그 길을 걸어보는 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류시화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동물원의 '혜화동',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한 때 열심히 읽고 필사하고 했던 시,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 책에 대한 기억

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일러스트도 정감이 가는 책이었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노래를 듣는 것은 내게 전해지는 감동, 공감, 그리움, 

그리고 재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 잠이 오지 않는 밤, 다시 책을 펼쳐서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읽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행복을 어디선가 '오는 것'이라 말하곤 하지만, 행복이 그런 먼 곳에서

부터 오는 추상적인 것일 리 없다. 행복은 '오는' 게 아니라 '있는' 것이다. 내가 

애써 발견하는 것이다. 의지를 가지고 선택해야 비로소 손에 잡히는 것이다. 

나는 행복의 시작이 비로소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힘이라고 믿어왔다. -100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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