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를 마음이 여기 있어요
강선희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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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전하지 못한 말들을 편지 형식의 글로 버릇처럼 남겨두곤 했다. 

못다 전한 말들을 그렇게라도 남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수신인은 다양

하다. 사랑했던 사람, 사랑하고자 했지만 사랑하지 못한 사람, 그리움만 

가득한 사람, 고맙고 미안한 사람,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사람....

- 프롤로그 중에서



전하지 못해 아무도 모를 마음이지만 언제나 그 마음은 변치 않고 여기에 

있었다고 말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글이 훅 가슴을 파고 들었다. 세월이 

이 만큼 흐른 지금은 좀 더 당당하게 때론 뻔뻔스러울만큼 말할 수도 있으

련만 여전히 많은 말이 내 가슴 속에 남아 있고 입 안에서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네가 마주하고 있는 세상은 어때?

여전히 널 괴롭히고 있어?

아니면 혹시 너의 마음에 작은 희망이 들어앉아 

작은 변화라도 생겼을까?

궁금하지만 묻지 않을게.

그냥 언제나처럼 여기 있을게.

하고 싶은 이야기도, 못다한 이야기도 


언제든 들을 수 있게.-잘 숨기는 사람 중에서


잊고 있다가도 문득문득 피어오르던 생각, 내 마음을 엿보기라도 한 듯이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내 진심을 담은 듯한 글이 눈에 쏙 들어왔다. 

어디 이글 뿐이겠는가. 

보고 싶은 사람, 사랑하는 이에게 하고 싶었던 말뿐만이 아니라 오늘

하루도 치열하게 살아낸 우리자신을 위로해주고 토닥여주는 편지를 읽고 

외롭고 지친 마음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고 또 마음에 쌓인 앙금을 

쓱 밀어내고 내일을 새롭게 시작할 희망을 품게 한다.

 


요즘 유난히도 하늘이 높고 맑고 푸르다. 

가을이 깊어간다는 뜻이기도 하고 또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음을 알고 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때가 되면 나뭇잎들은 옷을 갈아 입을 준비를 하고 

꽃들 또한 자태를 뽐내며 가을 들판을 화려하게 울긋불긋 물들여가고 있다.

특히 올해, 2020년은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너무도 평범했던 우리의 일상이 무너지고 제약받을 거란 생각을 

한 번이라도해 본이 있었던가. 

그래서 '아무도 모를 마음이 여기 있어요'는 기다리다 지치고 힘든 우리들의 

마음에 파고 드는 책이 아닌가 싶다. 

또 한 때 무던히도 끄적거리고 일기 쓰기를 좋아하던 내가 있었음을 떠올리게 

해준 책이었다. 일희일비한 내용들이 너무 유치하기도 했고 때로는 부푼 꿈을 

또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던 글들이 부끄러웠기에 지금은 남아있지 않지만.

작고 가벼워서 가방에 넣어다니며 마음 내킬 때 마다 잠깐씩 꺼내 읽기에도 

좋고, 산책길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나무들을 바라보며 읽어도 좋겠다. 

누구라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 번쯤은 시인이 되는 이 계절에 올 한해를 

돌아보기도 하고 우리 마음 속 깊이 내재되어 있던 문학적인 감성을 일깨워주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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