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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 잃어버린 나를 찾는 인생의 문장들
전승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그렇게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며
한 걸음 한 걸음 씩씩하게 걸어 나가길.
그 길 위에서 당신보다 중요한 존재는 없으니
어디로 가든 어떻게 가든
그 모든 걸음을 사랑하기를.
모두가 그렇게 따로 또 같이
오래오래 걸으며
인생이라는 산책로를
잘 걸어가기를. 102-103
말랑말랑한 표지가 인상적인 책, 달콤하고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녹여먹고 있는 듯하기도
하고 내가 생각했던 맛과 다른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제목만 보아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으로, 펼쳐 들고 읽으면서도 마음처럼 쉬 속도를
낼 수 없는 책이었다.
평소대로라면 잡자마자 단숨에 읽어내렸을테지만 마음을 사로잡는 문구들이 자꾸만 나의
눈길을, 마음을 사로잡고 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것이다.
'책 읽어 주는 남자'로 활동해온 저자가 공감하고 위로 받았던 문장들을 담은 책, 좋은 글귀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북 테라피스트'이며 에세이 작가인 저자가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더불어 저자가 읽은 독서 목록에도 관심이 갔다. 당연한 일일테지만 같은 책을 읽는다해도
서로 다른 평, 다른 느낌을 받는 우리가 아닌가.
그렇기에 공감이 가는 글, 위로가 되어주는 문장들은 일상에서 지치고 외로운 사람들, 누구
에게도 하소연하지 못한 채 혼자 견뎌야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희망을 품게 하고,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는 것이리라. 마치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난듯,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조언, 따뜻한 손길을 건네주는 멘토처럼 그렇게.
'삶은 기억이다'
자연스레 지난 시간, 기억, 사람들에게로 생각이 흘러간다. 우리가 매일 살아온 시간들이
매순간 행복하고 반짝였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런 순간조차도 소중한
한 때였음에는 분명하다.
나무들이 올곧게 잘 자라는데 필요한 간격을 '그리움의 간격'이라고 말하는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의 한 구절에서 아무리 친하고 허물없는 사이라 하더라도 적당한 그만큼의 거리가
꼭 필요함을 깨닫는다.
당신은 쓸데없이 태어난게 아니라고 우연히 태어난 것이 아님을 명심하라는 베르나르 베르
베르의 '개미'와 오랫만에 읽어서 더 반강운 유안진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에서 친구들과
나누던 웃음이 묻어나는 듯했다.
늘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에서 누리는 작은 기쁨에 감사하다가도 또 어떨때는 그런 시간이
견디기 힘들어지기도 한다. 유난히 포근했던 겨울을 지내며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이 혼란의 시간이 지나면 봄이 올테고 나는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매순간, 열심히 살아 것이다.
그러다 문득 생각날때 꺼내서 다시 읽으면 그땐 어떨런지 궁금해지는 책이다.
당신이 어떤 꿈을 꾸든
매일 그 꿈을 이뤄가는 행복을 만끽하기를. -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