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보이
가쿠타 미쓰요 지음, 이은숙 옮김 / 하다(HadA)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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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을 받은 빗방울들이 방울방울 유리구슬처럼 빛났다. 나와 엄마는 

비를 맞으며 서로 바라보았다. 엄마는 모르는 사람을 보듯 나를 보고 

있었다. 그 시선 때문에 엄마가 모르는 사람처럼 보이고 다가가기가 

망설여졌다. 내 앞에 서 있는 나이 든 어자는 방랑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화들짝 놀랐다. -68




엄마 품에 안겨있는 편안하게 안겨 있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도 행복해

보이고 짙은 분홍빛 표지는 금방이라도 봄을 불러 들일것만 같다.

일상에서 마마 보이란 말이 그리 좋은 의미로는 잘 쓰이지 않기때문에 

어떤 이야기들을 담았을지 가늠하기란 힘들었다.

종이달 등 이미 여러 작품들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될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로 이 책에는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오늘 처음 만난 여자가 바다를 보러 가고 싶다기에 떠난 열차 안에서, 

바닷가에서 어제 오늘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하다. 

아니 이제 곧 헐릴 낡은 집에서 돈이 될만한 물건을 찾으려했던 자신의 

어리석음과 아직도 자신들의 케케묵은 물건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던 

엄마, 그러다 문득 잊고 있었던 그 옛날의 소소한 추억, 따뜻하고 행복했던

시간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환되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는 지금 

현재와 과거 그 어디 쯤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육십을 넘긴 엄마는 갑자기 우리 남매를 불러놓고서는 해외로 이주하겠다고 

선언을 했다. 그렇게 떠나버린 엄마를 만나러 온 곳, 덥고 낯선 곳에서 마치 

여행자처럼 살고 있는듯한 엄마가 왜 이 곳으로 왔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아무 생각없이 걷다가 마주 친 길, 좁게 이어진 골목길에서 갑자기 떠오른 기억 

하나, 꿈인듯 상상인듯 그 길을 바쁘게 걷고 있는 젊은 엄마와 놓치지 않으려고

뒤쫓아가는 내가 있었다.

어릴 때부터 매사 부정적인 엄마의 말을 들으며 자랐고 엄마의 뜻대로 살아왔다. 

그런데 지금 병원에서 누워있는 엄마는 너무나도 낯설고 이상하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사람을 만나고, 다른 세상을 보고 있다. 

지금껏 내가 보고 알았던 엄마가 아닌 것이다. 그럼 나는?

8편의 이야기에서 우리들은 엄마를 만나게 된다.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던 평범한 

엄마의 모습들이 아니다. 아니 우리들은 엄마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기나 했던 

것일까?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엄마가 된 지금도 엄마가 그립다. 특히 몸이 아플때는 엄마가 해주신 따뜻한 밥을 

먹으면 나을것 같을 때도 있었고 여전히 '엄마'하고 부르면 가슴 한켠이 아릿하다.

평생 우리 마음에 품고 살아갈 엄마, 함께했던 시간, 작고 따뜻한 기억들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모두 마마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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