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부리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어른을 위한 동화
김세라 지음 / 하다(HadA)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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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는 신기해하며 도마뱀에게 물었다.

'네 것을 줄 때 망설이지 않았니?"

"흠, 난 나에게 있는 것은 줄 수 있어. 어차피 없는 것은 절대 줄 수가 

없으니까. 그리고 나는 순간의 내 감정에 충실했을 뿐인 걸. 그건 

육식을 하게 되면서 생긴 내 장점이지." -64




황금부리란 이름이 잘 어울리는 귀여운 아기오리를 만났다.

무더운 여름, 대부분 여름 휴가를 떠났을 테지만 언제나 휴가인 나는 

집에서 책을 읽고 탁구를 치며 보내기로 했다.

시원한 선풍기 바람앞에서 책을 펼쳐들면 세상에 남부러울 것 없는

진짜 신선 놀음이란 이런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란 부제가 나의 눈길을 끌었다.

황금 연못으로 이사를 온 다람쥐 가족들은 호수에서 우아한 몸짓으로 

헤엄치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하얀 백조들을 보았다. 

그리고 터줏대감인 두더지에게 예전에는 백조들이 날지 못해서 걸어

다녀야 했다는 놀라운 사실과 함께 황금 연못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하나를 듣게 된다.


시계추가 똑딱이는 속도는 모두의 마음을 공포에 빠뜨릴만큼 조급했다.

앵무새 시계가 백조들에게 주는 저주의 의미는 과거를 향향 무수한 비난

이자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시계추는 당장 무엇이든 하기를 재촉

하며 제멋대로 흔들렸다.

째깍 째깍 째 깍 깍. -221



황금 연못에 사는 백조들은 발레를 배워야했다. 그러자면 토슈즈가 

꼭 필요했는데 양부모 백조와 함께 외딴 곳에서 겨우 입에 풀칠만 

하며 사는 아기 오리 포포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남들이 쓰고 버린 것을 신어야했고, 다른 백조들과 다른 눈에 띄는 

외모때문에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았으며 특히 발레 선생님의 

괴롭힘때문에 힘들었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즐거운 포포는 씩씩하게 

잘 다니고 있었다. 그런 포포의 유일한 친구는 두더지 모리였다.

평상시처럼 발레 수업을 마치고 교실 청소를 하던 어느날, 포포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시계, 이상한 시계였다.

그리고 호숫가에서 발레 연습을 하던 포포의 시선을 끈 은빛 물체가 안내

해 준 '선물이 달리는 숲'에서 발견한 신비의 부츠와 세 개의 분수대.

그 날부터 포포에겐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났고 결국 아기 오리 포포는 

좁은 호숫가를 떠나 넓은 세상으로 여행을 하게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하나씩 해결해가면서 백조들도 몰랐던 끔찍하고

놀라운 비밀들이 드러나게 된다. 

시계, 현재와 미래 그리고 과거란 분수대, 모래 사막에서 만난 신기루.

분명 포포 혼자였으면 끝내지 못했을 여정이었다. 자신을 믿고 기꺼이 

도와준 친구들이 있었고 험난 여정 속에서 여럿을 만나고 많은 것을 보고

배워나갔다.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포포를 보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는 나의 마음

한 켠이 묵직해졌다. 나의 시간과 나의 삶에 대한 소중함과 책임감으로.


"넌 나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했어. 그 노력들은 이제부터 너 자신을 

지켜 줄 거야. 넌 지금까지 해 왔듯이 또다시 '자신만의 길'을 가는 거고. 

또, 때가 되면 모든 고민들은 저절로 사라질 테니까. 열매를 맺힌 후 꽃이 

떨어지듯. 일순간에...."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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