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 -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종활 일기
하시다 스가코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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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죽어도 좋다고 말해놓고는 모순이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분명 검사를 받거나 약을 먹는 것은 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이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살아 있는 동안에는 제대로 살고 싶다. 죽기 전까지는 건강하게 살고 싶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존엄성이다. -136


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될 경우에는 언제나 조심스럽다. 특히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나 환자들 앞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우리의 삶 끝에서 반드시 만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입 밖으로 말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여기 나답게 잘 살다가 나답게 죽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다름아닌 우리에게 '오싱으로 잘 알려져있는 작가로, '세상 살이 원수 천지'라는 드라마는 일본에서 20년동안 500회나 방영되며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로 치면 전원일기 정도의 인기가 아니었을까. 예전에 읽었던 오싱의 작가로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있는데, 이제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존엄사는 연명 치료를 거부함으로써 죽음의 시기를 앞당기는 이른바 '소극적인 안락사'라고 한다.

그런 그녀가 품위 있는 죽음을 선택하고 싶다며 안락사를 언급하여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고 한다. 

아무래도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주장하고 있어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고 이슈화 되었으리라.

나역시 존엄사에 대한 생각은 긍정적이다. 아직 죽음을 말하기엔 이르지만-사실 누가 죽음에 대해 장담할 수 있을까만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런저런 경로로 겪은 죽음을 보면서 나역시 그녀처럼 좋은 죽음을 맞이하고 싶었다. 단순히 목숨 연장만을 위한 치료는 거부하고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다시말해서 회복될 가망이 전혀 없음에도 부모나 아내라는 이유로 금전적,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긴 병에 효자없다라는 말이 그냥 생긴 말이 아닐것이다. 병 간호나 환자를 돌보기 위해서 보호자가 겪어야 할 고단한 삶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내가 선택을 할 수 있을때 하고 미리 알리고 당부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환자 본인이나 가족이 존엄사를 선택할 수 있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될 예정이라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사회적, 종교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게다가 악용될 소지마저 있어서 안락사나 존엄사에 대한 여론이 분분하지 않은가.

남편과 사별한지 30년이 되었고 가족도 없는 92세의 그녀이기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게 아닐까, 충분히 자신의 삶을 즐기면서 살아왔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살아오면서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 문제라 여겨진다. '당신은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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