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본격 마법소녀 리스카 2
니시오 이신 지음, 현정수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문제는, 리스카야 등교 거부아니까 상관없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공교롭게도 우등생이라서 내일은 학교에 가야만 하거든."

"가, 감기에 걸리면 되잖아."

"그건 아주 대범한 제안이네. 하지만 나는 될 수 있으면 불필요한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고, 하물며 정말로 감기에 걸리고 싶지도 않아. 감기는 바보나 걸리는 병이야. '감기에 걸렸다'가 변명이 된다고 생각하는 천한 종자만은 친구로 삼고 싶지 않아. 그건 말하자면, 스스로 몸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쓰레기라는 의미잖아? 또한 본성이 병들어 있다는 소리야.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인데, 리스카, 이미 '2주'나 지났다고. 일각을 다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번번히 죄진 얼굴을 하고 이런 궤변에 순순히 수긍하는 '리스카'라는 아이의 무신경함도 존경스럽지만, 이상하게 궤변 운운하면서도 뒷구멍으로는 슬며시 재밌다는 감각을 느끼면서(이 부분이 제일 자존심 상한다.) 은근슬쩍 이 작가의 충성스런 단골손님 자리 하나를 꿰차고 있는 나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정말이지 흔해빠진 감기 하나를 가지고도, 사람을 천한종자로 매도하고 그것도 모자라 인간쓰레기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니시오 이신'! 당신은 멋있는 사람.
살아오는 동안 얼마나 큰 상처를 안고 있어야 이만큼 시니컬 해질 수 있을까. 이쯤되면 슬슬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고개를 쳐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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