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세상이다 - 청소년과 가정을 위한 지식사전
피에르 제르마 지음, 최현주 옮김 / 하늘연못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침대 머리맡의 책,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뒤적거릴 때의 흥미로움과 미스터리 소설을 읽을 때의 즐거운 긴장감을 주는 책"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라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이 추천사처럼, 이 책의 매력을 맛깔나게 표현해 줄만한 멋들어진 표현을 생각해내고 싶었는데 좀처럼 머리가 굴러가질 않아 그냥 인용하기로 한다. 정말 추천사 그대로인 책이다. 항상 머리맡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펼쳐 읽게 되는 책. 사실, 장정도 훌륭하고 구성이나 삽입된 자료 모든 면에서 이처럼 시각적인 효과가 뛰어난 책은 백마디 말보다는 한장의 사진이 소개하는데 더 효과적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면에서 이렇게 설명으로만 끄적이는 리뷰는 성의 없게 보인다고 해도 할말이 없는 그런 책이다.

인류의 장대한 역사를 더듬어 올라가다 보면 그 안에서 뽑아낼수 있는 사건이나 인물등의 개별 주제들이 수도 없이 많이 있겠지만,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인류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의 손이 닿아 생겨난 창조물들이라는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역사를 말한다고 해서 그 자체로 역사서인 것은 아니고, 그 대상들을 하나하나 흥미로운 일화를 곁들여 설명하고 있는데, 만약 칙칙한 느낌의 백과사전을 떠올리면서 이 책을 펼쳤다면 그 화려함과 세밀한 구성에 분명 두눈이 휘둥그레지고 말 것이다.

책표지를 넘기자마자, 표지 안쪽에 그려져 있는 1797년경 프랑스 농부들의 파종기라던가, 가르느렝의 낙하산, 아고스티노 라멜리의 만능 수륙양용차같은, 정말로 이런게 있었을까 싶은 발명품들의 단색 삽화가 눈길을 끈다. 전체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1장은 대지와 인간, 2장에는 관습과 제도, 3장 종이와 기록, 4장 도구와 발명, 5장 탈것과 이동, 6장 음식과 기호, 7장 의복과 꾸밈, 8장 건강과 의학이라는 제목이 각각 붙어있고, 각장은 그 주제에 해당하는 수십개씩의 하위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본문을 들어가보면 제일 먼저 <1. 지구의 나이>라는 소제목과 함께, 한페이지 꽉 채워서 13세기의 프란체스코 수도자였다는 인물이 그려낸 지구의 4원소의 컬러삽화와 그 삽화에 대한 부가설명이 있고, 맞은편 페이지에는 소제목과 관련된 본 설명과 일화들이 담겨있다. 이렇게 해서 순차적으로 <2. 행성의 발견>,  <3. 쟁기의 등장>, <4. 망치의 두얼굴>... <68. 영화의 개척자들>... <253. 빵>...<407 파스퇴르 살균법 소독법>... 그리고 마지막 416번째로 에이즈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때까지 인류의 창조물들과 관련된 밀도높은 지식들과 흥미진진한 일화들을 맛볼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다채로운 그림과 사진 자료들은 인류의 발전사를 마치 두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난 것 같은 기분마저 들게 한다.

접근하기 어려운 딱딱한 책이 결코 아니며, 필요할때 원하는 주제를 찾아 읽는 재미와 함께 브리태니커의 풍부한 자료를 접할때와 같은 지적 포만감마저 느껴진다. 잡학사전이라고 해도 좋고 일종의 교양서적으로 봐도 무방하다. 세밀한 자료의 질은 성인들은 물론이고, 그 시각적인 화려함으로 아직 어린 독자들에게까지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듯하다. 방대한 인류의 역사를 이런식으로 즐겁게 들여다 볼수 있는 책이라면, 이 책과는 또 다른 주제를 다룬 자매뻘쯤 되는 책들이 더 있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랬다면 이 책을 포함해서 콜랙션으로서도 상당히 가치가 있었을텐데 아쉽다. 제목 그대로 '이것이 세상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침대 머리맡에 놓인 하나의 작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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