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역사 - 교양으로 읽는 시장과 상인의 변천사
박은숙 지음 / 역사비평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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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의 형태가 정말 다양해졌습니다. 전통적인 재래시장에서부터 백화점, 마트, 할인매장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인터넷의 보급 이후에는 다양한 종류의 인터넷상점들이 그 위력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방안에 앉아서 마우스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물건을 구입한다는건 십여년전만해도 꿈도 못꿀 일이였죠. 이 온라인상점은 시행착오를 겪을 시간도 없이 짧은 기간동안 우리사회에 완전히 정착해버린 것 같습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전통적인 시장의 개념마저 바꾸어 놓았습니다.

요즈음은 모든변화들이 단기간내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에 몸도 빠르게 적응해가는것 같습니다. 불과 십년전의 일조차도 몸은 망각하고 있네요. 마치 원래부터 이랬던 것처럼, 인터넷 구매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을 떠올리기가 쉽질 않습니다. 전에는 어땠더라? 내가 어렸을 때는? 그보다 조금 더 전에는? 더 전에 더전에는 어땠을까 하는 점점 거슬러 올라가는 궁금증이 이 시장의 역사라는 책을 열어보게 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시대를 거슬로 올라갈수록 오늘날의 다양한 마켓의 형태는 하나로 수렴되어 갑니다. 전통적인 시장의 모습으로 말이죠. 그런데 이 시장이라는 이름이 쓰이기 시작하고 자리잡은 것이 19세기 말 개항기 이후라고 하네요. 예스러운 우리말로는 저자라고 합니다. 사극에서 자주 들어온 말이라 무척 반갑습니다. 이 이름의 변천사는 시장의 변천사와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개항기 이후로 시장의 형태도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물건을 사고파는 매매의 기능뿐만 아니라 지금은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는 사회적기능들까지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 시장이라는 것으로 모이게 된다는 사실은 큰 놀라움이었습니다. 옛날의 시장은 마켓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정보전달의 장, 법집행의 장, 오락의 장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시장을 알면 역사가 보이네요. 그저 드라마에서 나오는 배경정도로나 여기고 있던 저잣거리가 바로 우리의 근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역사가 살아 숨쉬는 현장이었습니다.

한페이지 걸러 하나꼴로 등장하는 귀중한 사진들과 생각한것 이상으로 방대한 자료들을 동원한 세심하고 꼼꼼한 설명들은 흡사 우리 역사를 한바퀴 돌아보는 시간여행이라도 하고 돌아온것 처럼 생생합니다. 단지 시장의 변천사에 대한 흥미를 채워주는 것 이상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소중한 역사자료로서의 역할을 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시장을 중심으로 한 우리 조상들의 삶의 모습과 역사의 변천에서는 과거를 돌아볼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과 비교해보는 작업을 통해서 현대화, 첨단과학화로의 진행과정까지도 간접적으로 미루어 들여다 볼수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얼마나 스피디하고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지 실감하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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