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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강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사르트르의 향기를 맡는다.
˝당신도 짐작하겠지만, 내가 실명했을 때, 더 이상 글을 쓸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쉰살 이후 나는 하루에 열 시간씩 글을 썼고, 그 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 한 순간이었소) 이제는 다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큰 충격을 받고 자살 생각까지 했어요.˝
˝하지만 자살을 시도하지는 않았어요.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평생동안 행복한 사람이었어요. 정말 행복했지. 나는 행복한 남자였고, 행복한 저명인사였소. 그런 만큼 갑자기 역할을 바꿀 생각은 없었소. 나는 습관에 의해 계속 행복해했소.˝
습관에 의해 계속 행복했다는 말이 와닿는다. 인생에서 반갑지 않은 군손님이 방문할때 과거완료문장이 아닌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습관처럼 느끼고 사랑하고 즐기고 노래하고. 그래도 부족한가...어차피 죽음의 유예 일뿐이지만.
사강의 인생에서 가장 영향력을 행사한 책 리스트
앙드레지드 지상의 양식,카뮈의 반항인,랭보의 시집 그리고 프루스트의 사라진 알베르틴.
사강은 프루스트의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는데 도움이 되는 팁을 건네준다.
많은 사람들이 ‘스완의 사랑‘을 이해할수 없기 때문에 당황하고 지루해 한다는 것. 자신도 화자의 어린시절부터 시작했다면 프루스트의 세계에 들어가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거라고.
사강은 사라진 알베르틴, 즉 작품의 유일한 절정, 사건에서 시작했고 단번에 드라마 속으로 들어갈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런방식으로 책을 포기한 벗들에게 프루스트를 사랑하게 만들었다고.
사강은 위 열거한 지상의 양식,반항인,일뤼미나시옹을 열세살, 열네 살, 열여섯 살에 만났다. 이책들은 사춘기 소녀에게 열락을 선사하고 평생의 발판 나침반이 되어준다. 이 책들을 읽으며 미간을 찌부리고 한숨을 내쉬며 잠시 또 멈취서서 되씹는 소녀 사강을 그려본다.
나의 인생에 평생의 동반자로 꼽을 책들은 어떤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