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부가 살짝 지루한 감이 있지만, 나름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그날 아침은 리즈번가에 남은 마지막 딸이 자살할 차례였다. 이번엔 메리였고, 터리즈처럼 수면제를 삼켰다, 집에 도착한 두 구급 요원은 이젠 칼이 들어 있는 서랍이며 가스 오븐, 빛줄을 맬 만한 지하실의 들보가 어디 있는지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훤히 알고 있었다. - P11

"애들은 죽있어요. 고작 이십사시간밖에 못 사니까요. 알에서 깨어나 번식하고, 그러고 나면 죽는 거예요. 뭘 먹을 필요도 없죠." - P13

"아가. 여기서 뭐 하는 게나? 너는 아직 사는 게 얼마나 끔찍해질 수 있는지 알 만한 나이도 아니잖니." 그제야 서실리아는 유일한 유언이라고 할 만한 말을 내뱉었다. 이미 고비를 넘긴 그 시절엔 필요가 없었지만 말이다. "분명한 건요, 선생님은 열세 살 소녀가 돼 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 P16

"목 놓아 우는 게 당연한 자리에서 개들이 어떻게 했어? 관에 다가가서 한번 쏙 들여다보고는 그냥 지나가 버렸잖아. 왜 눈치를 못 챘을까?" - P26

다음 조건을 준수할 경우에만 리즈번 자매들은 외출을 할 수 있었다. 첫째, 반드시 단체로 움직일 것. 둘째, 댄스파티 외에 다른 곳은 철내로 가지 말 것. 셋째, 11시까지는 허가할 것. 리즈번 씨는 트립에게 이 조건을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할 거라고 말했다. - P152

"ALS(자살로 죽은 청소년)의 형제들이 슬품을 극복하려는방편의 하나로 자학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드물지 않은 일이다. 한 가정 내에서 자살은 반복될 확률이 높다." - P205

대다수 사람들에게 자살은 러시안룰렛과도 같다. 총알은 오직 한 개의 약실에만 들어 있다. 리즈번 자매들의 경우에는 모든 약실에 총알이 들어 있었다. 부모의 학대라는 총알. 유전적 성향이라는 총알. 시대적 병리라는 총알. 피할 수 없는 관성의 법칙이라는 총알. 나머지 두 개의 총알에는 딱히 이름을 붙일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약실이 비어 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 P320

중요한 건 오직 우리가 그들을 사랑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부르는 소리를 과거에도 듣지 못했고 지금도 들지 못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 나무 위 집에서, 가늘어저 가는 머리카락과 물렁한 뱃살을 하고, 그들이 영원히 혼자 있기 위해 간 방, 홀로 죽음보다 더 깊은 자살을 한 곳, 퍼즐을 완성할 수 있는 조각들을
영원히 찾아낼 수 없을 그곳에서 나오라고 그들을 부르고 있다는 사실뿐이다.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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