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너무 좋다. 작가의 체념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너무 좋다.
거짓말 아니야. 난 정말 여기가 좋아. 이 정도면 충분해. - P73
어떤 첫사랑은 쓰레기통에 처넣고 싶은 악몽이지만 어떤 첫사랑은 가장 이르게 빛나는 셋별처럼 그곳에서 인생보다 더 긴 시간 반짝인다. 가만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한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건. 그 이유를 이론적으로 풀어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설명 가능하다고 신기함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어째서 그 자리에 그렇게 있는지 이론으로 아무리 설명해도 행성들 고유의 아름다움과 신비는 여전한 것처럼. - P100
난 이런 게 진심이라고 생각해. 좋아한다는 말이나 뭐 그런 것보다, 이런 게. - P106
혜지는 느껴진다고 했다. 나는 혜지를 싫어할 수가 없다. 혜지도 나를 싫어하지 않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것 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난 울상을 지었다. 좋아하고 그 마음이 전부인 사람 앞에서 내가 지을 수 있는 표정이란 아직 그런 것뿐이니까. - P106
어떤 사람들은 이유를 듣고 싶어 하잖아. 고아인 이유, 동성애자인 이유, 사실 이유가 어디 있냐, 그냥 그렇게 태어난 사람도 있는 거지. 근데 반드시 이유나 사연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걸 들어야만 납특하는 사람들이 있거든. - P134
내게로 오고 내게서 떠나는 사람을 내가 어쩔 수는 없다는 당연한 사실이 들 두려있다. 진심을 드러내야 하는 순간마다 방패를 먼저 꺼냈다. 당신을 사랑한다거나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진심에는 노력이, 때로는 가장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다. - P153
소진이 타고 떠날 기차가 역에 탕기까지 1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그사이 커피는 충분히 식을 것이있다. 더는 욕심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 P165
우선 우주한테는 네가 미세 먼지인지 몰라도 나한테는 네가 미세 먼지가 아니야. 나토 미세 먼지가 아니다. 그리고 너나 나나 없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니고 분명히 있어. 또 네 말처럼 우리가 아무리 미세 먼지 같은 그런 존재라고 해도 나는 우리가 사라지는 게 아쉽고 슬프다. - P228
다 같으면 이렇게 많이 존재할 이유가 없잖아. 단 한명이면 되지.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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