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대항하는 인간, 신에 맞서려는 인간.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느낌을 책을 덮는 순간까지 느꼈다.








‘인간의 권리‘와 ‘세계의 자유‘가 ‘놓친 고래‘가 아니면 또 뭐란 말인가? 모든 인간의 정신과 의견이 ‘놓친 고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들이 지닌 종교적 신념의 원칙이 ‘놓친 고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남의 말을 훔쳐 허세를 부리는 웅변가에게 사상가들의 사상이 ‘놓친 고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이 거대한 지구 자체가 ‘놓친 고래‘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리고 독자여, 당신 또한 ‘놓친 고래‘이자 ‘잡힌 고래‘ 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 P207

암컷 학교와 수컷 학교 사이의 또다른 차이점이 성별의 차이를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 여러분이 40통짜리 황소 한마리를 공격하기라도 하면- 불쌍하기도 하지! ㅡ녀석의 동료들은 몽땅 녀석을 두고 달아나 버린다. 하지만 하렘 학교의 학생 하나를 공격하면, 그 학생의 친구들이 온갖 우려를 표하며 그녀 주위를 헤엄쳐 다니고, 때로는 그녀 가까이서 너무 오랫동안 머무는 바람에 자신들까지 희생물이 되어버리곤 한다. - P199

I. ‘잡힌 고래‘는 그것을 잡은 자의 소유다.
II. ‘놓친 고래‘는 먼저 잡는 자가 임자다. - P203

하지만 그럼에도 녀석을 쫓을 것이오. 그냥 내버려두는 게 상책인 녀석, 그 저주받은 녀석이 때로는 마음을 가장 강하게 사로잡는 매력을 뻗어내기도 한단 말이지. 녀석은 온몸이 자석이오! 녀석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소? 어느 쪽으로 갔소?‘ - P282

"흰 고래를 잡겠디는 너희의 맹세는 나의 맹세만큼이나 단단히 묶여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 에이해브는 심장, 영혼, 육신, 허파 그리고 목슴 까지 그 맹세에 묶여 있다. 너희는 이 심장이 어떤 곡조에 맞춰 뛰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다들 여기를 봐라. 내가 마지막 두려움까지 모두 꺼 줄 테니!" 그러더니 그는 거센 입김 한 번으로 불꽃을 꺼버렸다. - P396

난 영감에게 순풍을 보고하러 온 거야. 그런데 무엇을 위한 순풍이지? 죽음과 파멸을 위한 순풍. 그렇다면 그것은 모비딕을 위한 순풍이로군. 그 저주받은 고래에게만 순조로운 바람이야. - P405

이리하여 흰 고래가 혜엄치고 노는 바로 그 어장에서 흰 고래를 찾기 위해 돛대에 오른 피쿼드호의 선원이 처음으로 심해에 삼켜지고 말았다. 하지만 당시에 그 사건의 의미를 곱썹어본 이들은 극히 소수였을 것이다. 사실 선원들 중에 이 사건을 불길한 징조로 여기고 비통해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이 사건을 앞으로 닥쳐올 재앙의 전조가 아니라, 이미 에견된 재앙의 실험으로 여졌기 때문이다. 선원들은 간밤에 들었던 날카로운 비명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제야 알겠다며 떠들어 댔다. 하지만 맨섬 출신의 노인은 그게 아니라는 듯 다시 한번 고개를 가로저었다. - P423

이 늙은 에이해브는 지난 사십년 동안을 왜 그리도 바보ㅡ바보ㅡ늙은 바보처럼 살아온 것일까! 왜 고래를 잡겠다고 이처럼 분투하는 것일까? 왜 노를 긋고 작살과 창을 던지느라 팔을 지치게 하고 저리게 하는 것일까? 그래서 에이해브가 지금 더 부자가 되거나 형편이 나아지기라도 했단 말인가? 보게. 오오, 스타벅! 이렇게 지굿지긋한 짐을 짊어진 내게서 가련한 다리 하나마저 슬적 강탈해가야만 했다니, 이건 해도 너무한 게 아닌가? - P458

"오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고귀한 영혼이시여! 역시나 위엄 있고 지혜로운 마음을 가지신 분이시여! 왜 우리가 그 가증스러운 고래를 쫓아야 하는 겁니까! 저와 함께 갑시다! 이 끔찍한 바다에서 함께 달아 납시다! 집으로 가자고요! 저 스타벽에게도 처자식이 있습니다-형제 같고 자매 같고 어릴 적에 같이 놀던 친구 같은 처자식 말이에요. 선장님이 늙어서 얻은 사랑스럽고 그리운 처자식도 그와 마찬가지일 테죠. 갑시다! 함께 가자고요! 지금 당장 침로를 수정할 수 있게 허락해주세요! 오, 나의 선장님, 우리가 다시 그리운 낸터킷을 향해 달려가는 길은 얼마나 유쾌하고 즐거울까요! 선장님, 제 생각에는 낸터킷에서도 이처럼 온화하고 푸른 날들을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 P459

"영감 당신은 녀석을 절대로, 절대로 잡을 수 없을 겁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이 짓을 그만두세요. 이건 악마의 광기보다 더 지독한 짓입니다. 이틀 동안이나 추격했고, 보트가 두 차례나 산산조각났으며, 당신의 그 다리는 또 한번 당신 몸에서 떨어져나간데다, 당신의 사악한 그림자는 영원히 종적을 감췄습니다. 선한 천사들이 떼지어 몰려들어 당신에게 경고하고 있어요. 뭘 더 원하나요? 이 흉악한 고래가 우리를 최후의 한 사람까지 몽땅 힘쓸어버릴 때까지 녀석을 추격해야 하나요? 우리가 녀석에게 이끌려 저 바다 밑바닥까지 내려가야 하나요? 우리가 녀석에게 이끌려 지옥에라도 들어가야 하나요? 아아, 이 이상 녀석을 쫓는 일은 불경스러운 신성모독입니다!" - P489

"농락당했구나, 바보처럼 농락당했어." 길고 가는 한숨을 들이마시며 그가 말했다." 그래, 파르시여! 자네와 다시 만나게 되였구나. 그래, 자네가 나보다 앞서나갔군. 그렇다면 이것이 이것이 바로 자네가 약속했던 그 관이란 말인가. 하지만 자네가 했던 약속의 마지막 한 글자까지 지켜줘야겠네. 두번째 관은 어디에 있지? 항해시들은 모두 모선으로 돌아가라! 너희 보트는 이제 무용지물이니까. 제시간에 보트를 수리할 수 있거든 내게로 돌아오고, 그럴 수 없거든 죽는 건 이 에이해브 하나로 족하 다ㅡ다들 앉아! 내가 서 있는 이 보트에서 뛰어내리려 하는 자가 나온다면 내가 작살 맛을 보여주겠다. 너희는 남이 아니라 내 팔과 다리다. 그러니 내게 복종하라. 고래는 어디 있지? 다시 아래로 잠수했나?" - P506

이제 조그마한 새들이 여전히 아가리를 떡 벌리고 있는 소용돌이 위를 시끄럽게 울며 닐아다녔고, 시무룩한 힌 파도는 소용돌이의 가파른 측면을 때렸다. 그러고는 모든 것이 무너져내렸고, 거대한 수의같은 바다는 오천 년 전에 넘실거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그 자리에서 넘실대고 있었다. - P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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