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인생책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었다.












나를 이슈미얼로 불러달라. - P37

6월에 대초원을 방문해보라. 수십 마일에 걸쳐 무릎까지 오는 참나리 사이를 헤치며 거닐 때, 뭔가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그 한 가지 매력은 무엇일까? 바로 물이다. 그곳엔 한 방울의 물도 없는 것이다! 나이아가라가 커다란 모래 폭포에 지나지 않다면 당신은 그것을 보기 위해 수 천 마일을 역행하겠는가? - P40

왜 늠름하고 건강한 영혼을 지닌 늠름하고 건강한 청년들 대다수는 언젠가 바다로 가게 되길 그토록 열망하는가? 처음 배를 타고 항해하면서 당신과 당신이 탄 배가 이제 육지에서 벗어났다 말을 난생처음 들었을 때, 그토록 신비한 떨림을 느꼈던 것은 왜인가? 왜 고대 페르시아인들은 바다를 신성하게 여겼던가? 그리스인들은 왜 바다의 신을 따로 두고 그를 제우스의 형제로 삼았을까? 이 모든 일에는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다. - P40

하지만 어쨌거나 크게 웃는다는 것은 무척 좋은 일이다. 그리고 그런 좋은 일은 꽤나 드물고, 그래서 더욱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만일 어떤 사람이 남을 위해 자기 자신을 재미난 웃음거리로 삼는다면, 그가 수줍어하며 물러서지 않고 기꺼이 자신을 웃음거리로 삼아 웃음거리가 되도록 해주라. 그리고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 소재를 잔뜩 가진 사람은 당신이 짐작하는 것보다 더 대단한 사람임을 명심하라. - P83

몸의 온기를 제대로 향유하려면 몸 어딘가가 반드시 추워야만 하는 고로,이 세상 모든 특성은 오로지 대조를 통해서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자체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만일 누군가가 자신은 모든 면에서 편안하다고, 그것도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그래왔다며 우쫄덴다면 그는 더이상 편안한 사람이라 할 수 없다. - P125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긴 항해를 한 번 끝냈다 해도 뒤에는 두번째 항해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며, 두번째 항해를 끝냈다 해도 뒤에는 세번째 항해가, 그뒤에도 또다른 항해가 영원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 세상에서의 우리의 노고란 그처럼 모두 끝이 없고 견더내기 힘든 것들이다. - P135

그래그래, 그가 한 번도 크게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는 건 나도알아. 그리고 귀항하는 동안에 잠시 정신이 나가 있었던 것도 알지. 하지만 그건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잘려나가 피가 뚝뚝 떨어지는 타리의 날카롭고 찌릿한 통증 때문이었어. 그가 지난번 항해에서 그 저주받은 고래에게 다리 하나를 잃은 후로 좀 침울해하는 것도 알아. 때로는 극도로 침울해하고 몹시 사나워지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걸세.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한번 더 말하건대, 젊은이, 잘 웃지만 형편없는 선장보다는 침울하지만 훌륭한 선장과 함께 배를 티는 편이 더 낫다네. - P169

만일 내가 나 자신에게 완전히 솔직했더라면, 배가 망방대해로 나가자마자 철저한 독재자로 변할 사람을 단 한 번도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 이렇게 긴 항해에 나선다는 사실이 썩 내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마음속으로 분명히 깨달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의심이 들더라도, 그 문제에 이미 관여하고 있다면 자기 자신에게조차 그 의심을 감추려고 저도 모르게 애쓰곤 하는 법이다. 나의 경우가 딱 그랬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 P196

"고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내 포경 보트에 태우지 않겠다"고 스타벅은 말했다. 이 말은 가장 믿을 만하고 쓸모 있는 용기란 위험에 맞닥뜨렸을 때 그 위험을 똑바로 헤아리는 데서 생겨난디는 뜻일 뿐만 아니라, 두려움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겁쟁이보다 훨씬 더 위험한 동료라는 뜻이기도 했다. - P226

우리가 내면에서 느끼는 강인한 기상, 그것은 우리 내면 아주 깊숙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외적 특징이 사라진 듯 보일 때도 손상되지 않은 채 거기 그대로 남아 있으며, 용맹함이 꺾인 사람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극심한 괴로움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애통해한다. 그토록 수치스러운 장면 앞에서는 아무리 경건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지경까지 이르도록 내버려둔 운명의 별들을 꾸짓고 싶은 마음을 완전히 억누르지 못할 것이다. - P228

이 세 항해사 스타벅. 스터브, 플래스크는 중요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바로 보편적 규정에 따라 피쿼드호의 포경 보트 세 척을 지휘 하는 자들, 즉 포경 보트 지휘자들이있다. - P233

"자네들 중 누구라도 의마가 주름지고 아가리는 비뚫어진 대가리 하얀 고래를 발견한다면, 자네들 중 누구라도 꼬리 오른쪽에 구멍이 세 개 뚫린 대가리 하얀 고래를 발견한다면, 자네들 중 누구라도 내가 말한 흰 고래와 똑같은 녀석을 발견한다면, 내가 그자에게 이 금화를 주겠다! - P307

"에이해브 선장님!." 타시테고가 발했다. "그 흰 고래는 사람들이 ‘모비딕‘이라고 부르는 고래와 같은 놈이 틀림없습니다. - P308

"말도 못 하는 멍청한 짐승에게 복수라뇨!" 스타벅이 소리쳤다. 녀석은 맹목적인 본능에 따라 선장님을 공격했을 뿐입니다! 미친 짓이에요! 멍청한 짐승 때문에 격분하는 건 말이죠, 에이헤브. 선장님, 제게는 신성모독으로 보입니다. - P310

은하수의 새하얀 심연을 바리볼 때, 우주의 비정한 공허함과 광대무변함을 희미하게 보여주면서 소설에 대한 생각으로 우리의 등을 찌르는 것은그 색의 무한함이 벌이는 짓일까? 혹시 흰색은 본질적으로 색 이라기보디는 가시적인 색의 부재인 동시에 모든 색의 결합체인 것은 아닐까? 광활한 설경이 소리 한 점 없이 텅 비어 있으면서도 의미로 가득차 있는 것, 색이 아니면서도 모든 색이 응집된 무신론 같아서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꺼리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 P367

그가 자신의 목표를 밝혔을 때 야만적인 선원들이 아무리 열렬하고 충동적으로 환호를 보냈을지라도, 선원이란 원래가 다소 변덕스럽고 믿을 수 없는 족속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 속에 살면서 그 변덕스러움을 들이마시는 자들이다. 그러므로 멀리 떨어져 있고 무식한 대상을 추격할 때는 이무리 그 추격의 끝자락에 생명과 열정이 약속되어 있다 할지라도 중간중간 일시적인 흥밋 거리와 일거리를 던져쥐서 최후의 돌진이 있기 전까지 건강하게 붙들어 두는 것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 P395

또한 폭풍이 오기 전에 그것을 에언할 따름인 깊은 정적이 어쩌면 태풍보다 더 무서운 법인데, 사실 정적은 폭풍을 감싸고 있는 포장지일 뿐이지만 겉보기에는 무헤해 보이는 라이플총이 그 안에 치명적인 화약과 탄알과 폭발음을 담고 있듯이 정적도 그 안에 폭풍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용되기 전에 노잡이들 주변에서 고요히 뱀처럼 꼬여 있는 빗줄의 그 우아한 휴식ㅡ이것이야말로 이 위험한 물건의 다른 어떤 모습보다 더욱 진정한 공포를 맛보여준다. 하지만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모든 인간은 포경 반줄에 에워싸인 채 살고 있고, 모든 인간은 목에 교수형 밧줄을 두른 채 태어났다. 하지만 인간들이 이 고요하고 미묘하며 늘 곁에 있는 삶의 위험을 깨닫게 되는 것은 갑자기 방향을 튼 죽음과 마주하게 됐을 때뿐이다. 그러니 만일 여러분이 철학자라면, 포경 보트에 앉아 있더라도 작살이 아닌 부지깽이를 곁에 두고 저녁의 난롯가에 앉아 있을 때보다 조금이라도 더 큰 공포에 사로잡히 지는 않을 것이다. - P5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