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안좋을때 읽어서 뭔가 잘 이해늘 못한것 같다. 다시 읽어봐야 겠다.


한치 나아가면 한 치만큼의 죄가 펼쳐지고 한자 물러서면 한자만큼의 후회가 남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네. - P5

그 후로도 오쓰야를 봤다고 생각한 찻집 앞을 몇 번이나 지나갔는지 모른다네. 그러던 중 그 찻집이 문을 닫아 버렸지. 그러고서 나의 온 영혼과 온 마음을 흔들어 댔던 오쓰야는 내 마음속에 불완전한 모습을 남긴 채 그 젊은 새댁과 함께 나와는 티끌 만한 교류도 없이 이상한 존재 속으로 모습을 감춰 버렸다네. 그것은 그 무렵 나에게는 죽는다는 것보다도 훨씬 슬픈 이상한 사건이었지. 그걸 생각해 보면 지금도 신비해 무서운 신비야. 한 번 본 사람의 얼굴을 이젠 절대로 볼 수 없다는 건.. 거기에는 밑바닥을 알 수 없는 운명의 신비가 있는 게 아닐까? - P18

그저 우연한 만남이 이런 기적을 나타낸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나는 이상한 광명 속에 내던져진 맹인과도 같다네. 눈 바깥쪽에는 끊임없이 빛이 고루 비치는 광명이 있네. 하지만 눈 안에는 영겁불괴의 암흑이 있을 뿐일세. - P39

Y코에 대해서는 왠지 편지를 쓸 마음이 들지 않네. 자네의 편지는, 호의로 가득한 편지는 불행하게도 Y코에 대한 것보다 보편적인 이해를 줌과 동시에 보다 심각한 의문을 던져 주더군. 사람을 의심하면 자기 마음이 시궁창이 되어 버리지. - P142

자네의 패배 위에 축복 있으라.
Y코의 갱생 위에 동정 있으라.
나의 승리 위에 비탄의 눈물 있으라. - P174

이렇게 2년, 3년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어쩌다 자네 생각을 하게 되면 나는 인생 여로의 쓸쓸함을 맛보았다. 어찌 되었든 한번 얼굴을 마주하고 어느 정도까지 마음을 함께 했던 동지가 일단 헤어진 것이 마지막이 되어, 같은 이 지구 상에 호흡하고 있으면서도 미래에 영겁이 되도록 다시는 해후하지 않는… 그것은 얼마나 이상하고 쓸쓸하고 무서운 일인가.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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