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역시 믿고 읽는 최진영 작가님.
연극은 끝났다. 객석은 텅 비었다. 배우의 잘못을 아무도 모른다. - P50
비밀이 필요했어요. 사람들이 내 모든 것을 안다는 거, 끔찍하잖아. 하지만 알고 보니 나라는 사람 자체가 비밀이었어. 당신은 누군가의 비밀이 되어본 적 있나요? - P56
비밀은 묻어버려야지. 나는 죽지 않았습니다. 왜 전화를 받지 않습니까? 들키면 안 되니까. 들키면 어떻게 되나요? 사랑을 감출 수 없어요. - P56
누구나 감추고 삽니다. 한 명쯤은 아무도 모르게. 어둠 속에서. 홀로 사랑합니다. 그러니 당신도 묻어버려요. 마음에 심장처럼. 그럼 들키지 않고 그는 당신이 됩니다. - P57
죽어야 묻지. 묻어야 살아요. 새는 왜 죽었을까요. 땅이 그리웠나 봅니다. - P57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른 뒤 전원을 끈다. 전원을 꺼버리는 방법도 있음을 이제야 깨달은 사람처럼. 그뿐인가. 그의 전화번호를 차단할 수도 있었다. 전화를 받지않고 답장을 보내지 않는 방법으로, 너는 계속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너를 여전히 찾고 있음을. 그러므로 이 낯설고 커다란 섬에 숨으면서 네가 진짜 원했던 것은...... 어쩌면 기다림.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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