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마음이 정신착란으로 가는 과정....

문제는 바샤가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자기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며 자신의 운명에 감사할 줄 모른다고 여긴다는 데 있었다. 또한 문제는 바샤가 행복에 짓눌려 괴로워하면서 자신이 행복해질 자격이 있는지 의심한다는데, 결국은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벗어날 구실만 찾고 있다는데, 그리고 예기치 못한 이 행복 때문에 어제부터 제정신이 아니라는 데 있었다. - P62

"도대체 어쩌다가 미쳐버린 거야?"
"감사, 감사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아르카디 이바노비치는 겨우 이 말만 할 수 있었다. 다들 그의 대답에 의아해했고, 다들 그의 대답이 이상하다고 여기며 믿지 않는 눈치였다. 어떻게 감사하는 마음 때문에 사람이 미칠 수 있단 말인가? - P74

그리고 마침내 황혼이 짙게 깔리는 이 순간, 온세상이 환상적인 마법의 세계인양, 금방이라도 강한 자든 약한 자는 이곳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가난한 자들의 안식처든 힘있는 자들의 안락함을 위한 황금 장식의 궁전이든, 그들의 모든 거처와 함께 스르르 연기가 되어 어둡고 푸른 하늘로 사라져버릴 꿈인 양 느껴졌다. 이런 기괴한 생각이
홀로 남겨진, 가엾은 바샤의 친구에게 찾아들었다. 그는 부르르 몸을 떨었고, 그러자 그 순간 마치 전에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어떤 강렬 한 느낌이 온몸으로 밀려들면서 그의 심장이 갑자기 펄펄 끓는 뜨거운 피로 가득 차오르는 것 같았다. 그제야 그는 이 모든 불안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복을 끝내 견디지 못한 가엾은 바샤가 왜 미쳐버렸는지 알 것 같았다. 그의 입술은 떨렸고, 두 눈은 이글거렸으며, 얼굴은 창백해 졌다. 그는 마치 이 순간 뭔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듯했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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