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확신하는 것이 자기뿐이라면, 아무것도 확신하지 못하는 거요." 의사가 말했다. 그는 다시 탁자 끝에 앉았다. 한 손바닥으로 뺨을 괴고 다른 손으로는 팔꿈치를 잡았다. "그건 절대 확신해선 안 되는 거니까." - P13
사람이란게 지혜를 얻는 데는 몹시 더디고 자신의 은밀한 희망을 부추기는 약속은 언제나 재빨리 믿기 마련이라서, 페드로 몬테로는 거듭거듭 성공할 수 있었다. - P101
순전히 외적인 존재 조건에서 비롯된 고독은 빈정거리거나 냉소적으로 으스대는 태도가 들어설 여지가 없는 영혼의 상태로 재빨리 바뀌어버린다. 고독은 마음을 사로잡고 생각을 몰아내서 궁극적인 불신의 영역으로 추방해 버린다. - P241
그는 드쿠가 어떻게 죽었을지 궁금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저지른 일을 잘 알았다. 이 저주받은 보물 때문에 처음에는 한 여자를, 다음에는 한 남자를, 마지막 극한 상황에서 저버린 것이다. 이 보물은 구원받지 못한 영혼과 사라진 목숨으로 그 대가를 치렀다. - P246
어떤 범법 행위나 범죄가 인간의 삶에 끼어들면 그것은 악성 종양처럼 그 존재를 갉아먹고 열병처럼 소진시킨다. 노스트로모는 마음의 평화를 잃었다. 그의 진정한 자질은 모두 파 되었다. 스스로도 그것을 느꼈고, 가끔은 산토메 광산을 저주하기도 했다. 용기와 당당함, 여가와 노동, 이 모든 것이 예전과 같았지만, 다만 전부 다 겉으로만 그럴듯한 가짜였다. 하지만 보물은 진짜였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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